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와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며, 대(對)이란 제재 완화 역시 이란의 구체적인 행동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이란 종전 합의에 대해 “서명이 이뤄졌다”고 밝히며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강력한 감시 체계를 전제로 핵무기 개발 포기에 동의했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냈고 앞으로 이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지 않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그럴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번 합의로 막혀 있던 석유 공급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세계에 큰 성공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란 제재 완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 완화는 이란의 행동에 달린 문제”라며 “이란이 해야 할 일을 하면 그때부터 제재 완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MOU 체결과 동시에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이란 측 입장과 달리, 미국은 이란의 핵 포기 절차 등 실제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단계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종전 합의 서명식 참석 여부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이어 “JD 밴스 부통령이 그 행사 때문에 참석할 예정”이라며 자신도 참석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MOU 전문 공개 시점에 대해서는 “아마 곧 이뤄질 것”이라며 “금요일(19일) 이후 어느 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전처럼 무료(toll-free)로 개방될 것”이라며 통행료가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항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보도한 내용과 차이가 있다. 파르스 통신은 미·이란 종전 MOU에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 수수료' 징수 권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란 측 소식통은 최종안에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해상 항행 서비스 관리는 이란과 오만이 결정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며, 이를 이란의 관리 권한 인정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협상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 운영과 통행료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해석 차이가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현안 외에도 레바논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분쟁과 관련해 “헤즈볼라와도 대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블라디미르 푸틴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이란 문제가 마무리됐으니 이제 우크라이나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G7 의장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미·이란 종전 MOU를 “평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하며 프랑스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행 보장에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