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수명·출력' 동시에 잡았다”…경북대·KAIST, 신규 전극 설계 기술 개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의 충·방전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설계 기술이 개발됐다.

경북대학교는 오지민 스마트모빌리티공학과 교수팀이 홍승범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의 성능 저하 원인을 분석하고, 레이저 표면 구조화와 전극 압착 공정을 결합한 새로운 전극 제조 전략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왼쪽부터) 경북대 김진서 석사과정생, 카이스트 강채율 석사과정생, 홍승범 카이스트 교수, 오지민 경북대 교수
(왼쪽부터) 경북대 김진서 석사과정생, 카이스트 강채율 석사과정생, 홍승범 카이스트 교수, 오지민 경북대 교수

배터리의 양극재로 널리 쓰이는 NCM 양극은 에너지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유리하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을 높이기 위해 전극을 강하게 압착하면, 배터리 내부 공간이 좁아져 리튬 이온의 이동이 제한되고 내부 저항이 증가해 출력과 수명이 저하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기존 압착 공정에 정밀 레이저 표면 구조화 기술을 적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레이저를 이용해 전극 표면에 주기적인 미세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리튬 이온이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전해질 침투성을 개선했다.

연구 결과, 최적화된 레이저 구조를 적용한 전극은 기존 압착 전극 대비 계면 저항 증가를 약 56% 억제했으며, 빠른 충·방전 조건에서도 우수한 용량 유지 특성을 나타냈다. 또 충·방전 과정에서 형성되는 계면층(CEI)이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니켈 용출도 약 30%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연구팀은 전기화학 변형 현미경(ESM)을 활용해 리튬 이온의 이동 거동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레이저 구조화 전극은 기존 전극 대비 리튬 이온 이동 특성이 2.3배 이상 향상되고, 전극 내부 이온 이동의 불균일성이 약 50%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표면 화학종 분석(XPS)을 통해 리튬 이온 전도성이 우수한 불화리튬(LiF) 기반 보호층이 안정적으로 형성됨을 확인했으며, 엑스선 회절 분석(XRD)에서는 반복적인 충·방전 이후에도 결정 구조 변화가 효과적으로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전극 내 리튬 이온 이동, 계면 반응, 결정 구조 안정성을 동시에 제어하는 새로운 전극 설계 전략이라는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오지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극 제조 공정을 단순한 생산 단계가 아닌 전지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설계 변수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이다. 레이저 표면 구조화를 통해 고에너지밀도 전지의 수명과 출력 특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과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교신저자는 오지민 경북대 교수와 홍승범 KAIST 교수이며, 제1저자는 경북대 김진서 석사과정생과 KAIST 강채율 석사과정생이다. 연구 결과는 최근 화학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Chemical Engineering Journal)' 온라인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