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닭 씻을 때, 물 좀 튀었을 뿐인데”…'식중독 대참사'의 비밀

사진=제미나이
사진=제미나이

삼계탕이나 백숙을 만들기 위해 생닭을 씻었다면, 싱크대와 조리대를 한 번 더 살펴보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이 포장지에서 꺼낸 생닭을 흐르는 물에 씻지만, 이 과정에서 오히려 식중독균이 주방 곳곳으로 퍼질 수 있다. 닭의 분변이나 내장에 있던 캄필로박터균 등이 물방울을 통해 싱크대, 조리대, 식기 등에 튈 수 있기 때문이다.

캄필로박터균은 닭을 비롯한 가금류의 장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으로, 사람에게는 설사와 복통, 발열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식중독 원인균이다. 심한 경우 탈수와 혈변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닭은 균을 보유하고 있어도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균은 도축 과정에서 내장 내용물이나 분변이 닭 표면에 묻으면서 오염될 수 있다. 충분히 가열하면 사멸하지만, 물로 씻는 것만으로는 균을 제거하기 어렵고 오히려 주변으로 퍼뜨릴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시판 생닭은 추가로 씻을 필요 없이 바로 조리하고,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혀 먹을 것을 권고한다. 또한 생닭은 다른 식재료와 분리해 보관하고, 전용 도마와 칼을 사용한 뒤 손과 조리도구를 깨끗이 세척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은 생닭을 반드시 씻지 말라고 권고하지는 않는다. 다만 씻어야 한다면 다른 식재료를 모두 손질한 뒤 가장 마지막에 세척하고, 물이 주변으로 튀지 않도록 주의해 교차오염을 막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결국 생닭을 씻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가열과 교차오염 예방이다. 생닭을 만진 뒤에는 손과 조리도구, 싱크대와 조리대를 깨끗이 세척·소독하는 것이 식중독 예방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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