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수 늘고·남성호르몬 개선”…위고비, 불임 치료 기대감

위고비를 비롯한 체중 감량 치료제가 남성의 생식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위고비를 비롯한 체중 감량 치료제가 남성의 생식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위고비를 비롯한 체중 감량 치료제가 남성의 생식 건강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워릭 의과대학과 코번트리·워릭셔 대학병원 공동 연구진은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비만 치료제가 비만 남성의 생식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기존 연구들을 종합 검토했다. 분석 결과 해당 약물은 성 건강 관련 부작용 없이 정자의 품질과 호르몬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비만은 오래전부터 남성 난임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체내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호르몬 체계가 교란돼 정자 생성 과정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정자의 형태 이상과 운동성 저하가 발생해 임신 성공률이 떨어질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 약 14명 중 1명이 불임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진이 검토한 자료에 따르면 체중 감량 치료제는 예상보다 뚜렷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24주 동안 사용한 사례에서는 호르몬 균형이 유지되는 동시에 정자 구조가 개선되는 결과가 확인됐다.

또한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타이드는 비만으로 인해 감소했던 남성 호르몬 수치를 약 4개월 만에 정상 범위로 회복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반적인 건강 상태 역시 기존 호르몬 보충 치료를 받은 그룹보다 양호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최근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남성 호르몬 보충요법(TRT) 남용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육 증가나 성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필요 이상으로 호르몬을 투여할 경우 신체의 자연적인 호르몬 조절 체계가 무너지면서 오히려 고환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생식 능력 상실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연구를 주도한 프라티바 나테쉬 박사는 “남성 호르몬 수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호르몬 치료를 선택하기보다 비만과 대사 이상 같은 근본 원인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며 “체중 관리에 성공하면 신체가 스스로 호르몬 균형을 회복할 수 있고, 생식 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