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약 3년 만에 대규모 월드투어를 재개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를 노린 티켓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려 팬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만 피해 금액이 이미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넘어서자 당국은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부터 오는 2027년까지 전 세계 34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 아리랑(BTS World Tour 'Arirang')을 진행 중이다. 이번 투어는 방탄소년단이 최초로 동남아 5개국(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에서 다회차 공연을 편성하면서 현지 팬들의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이 같은 폭발적인 수요에 비해 티켓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자, 암표 사기꾼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팬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암표 사기꾼들은 엑스(X·옛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서 “티켓 예매를 도와주겠다”거나 “VIP석을 재판매한다”고 속인 뒤, 대금이 입금되면 곧바로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일부 사기꾼들은 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허위 위임장까지 동원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하는 한 팬은 공식 예매에 실패한 후 엑스를 통해 VIP석 티켓 4장을 구매하기 위해 두 달 치 월급에 달하는 1200달러(약 184만원)를 송금했으나 사기를 당했다. 태국에서는 티켓 구매 대행을 명목으로 사기를 친 한 엑스 이용자에게 속아 총 2만 5000달러(약 3843만원) 이상의 피해를 입은 팬 126명이 모여 현지 국회에 공식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각국 경찰과 관련 업계도 대응에 나섰다. 싱가포르 경찰은 지난 1일 이후 방탄소년단 티켓 관련 사기 신고가 최소 62건 접수됐으며, 피해액은 약 6만 8000싱가포르달러(약 8100만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 캐러셀(Carousell)은 싱가포르 마지막 공연이 열리는 12월 22일까지 플랫폼 내 티켓 재판매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역시 사기 거래에 사용된 이른바 '대포통장' 추적에 착수했다.
공연 주관사인 라이브네이션의 자회사 티켓마스터 측은 “인공지능(AI) 기술과 더 엄격해진 규정을 도입해 암표상과 매크로봇대응을 강화했다”라며 “현장에서 재판매 티켓 소지자의 입장을 제한할 수 있으므로, 팬들은 반드시 공식 예매처를 통해서만 티켓을 구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업계 분석가들은 방탄소년단이 이번 컴백 투어와 콘서트, 굿즈 판매 등을 통해 약 20억 달러(약 3조 700만원)의 기록적인 수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