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의 한 환경 운동가가 지역 하천을 청소했다가 오히려 당국으로부터 기소 위협을 받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변호사이자 환경 운동가인 폴 파울즈랜드는 올해 초 자원봉사자들을 조직해 에식스주와 바킹 지역을 흐르는 로딩강의 지류인 '알더스 브룩'에서 대대적인 정화 작업을 벌였다. 이들은 약 10일 동안 200자루 분량의 쓰레기와 나뭇가지, 퇴적물 등을 수거했다.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영국 환경청(EA)이 파울즈랜드에게 허가 없이 불법 작업을 벌였다며 수사에 착수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것이다.
환경청은 서한을 통해 “허가받지 않은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2016년 환경 허가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현재 해당 현장을 허가 및 폐기물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자원봉사자들이 준설 작업을 벌이고 홍수 취약 지역에 폐기물을 방치해 홍수 위험을 초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파울즈랜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평소 배를 타고 이 구역을 지나는 그는 수년간 환경청에 해당 하천의 청소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당국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파울즈랜드는 “환경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로딩강에서 자행된 심각한 환경 범죄는 무시하더니, 정작 강을 복원하려 한 환경 단체를 타깃 삼아 드디어 행동에 나섰다”며 “수십억 리터의 하수를 무단 방류한 하수 처리 업체나 수천 톤의 쓰레기를 투기한 진짜 범죄자들은 내버려 두고, 만만한 민간 단체만 붙잡고 늘어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자연주의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만약 환경청이 실제로 기소를 강행한다면 거센 반발과 조롱의 물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환경청 측은 “로딩강 보호를 위해 협력하려는 파트너들과 함께 일하기를 원한다”면서도 “다만 하천 작업이 홍수 위험이나 배수, 주변 환경에 의도치 않은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전문가의 조언과 행정적 절차가 필수적”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로딩 강의 수질 오염은 이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다. 로딩 강 보호단체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 하수 유출구를 통해 매년 75만 리터 이상의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그대로 로딩 강으로 방류되고 있어 심각한 수질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수 처리 업체인 템스 워터는 “하수처리장의 방류구와 마찬가지로 로딩 강에 있는 합류식 하수 방류구(CSO)는 환경청이 정한 기준 내에서 운영되며, 법적으로 허용된 폐수 처리 시스템이다. 이러한 방류수는 빗물에 의해 희석되며, 이 시스템은 원래 집중 호우 기간 동안 하수가 사람들의 집으로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으로 설계됐다”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