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전력수요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력수급 비상대응 체제를 조기 가동한다. 폭염 장기화와 태풍 영향으로 최대전력수요가 98.8GW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전력당국은 공급능력 107GW와 예비력 8.2GW를 확보해 전력대란을 차단할 방침이다.
기후부는 25일 서울 마포구 한국중부발전 서울발전본부에서 김성환 장관 주재로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발표했다.
전력당국은 올해 여름 최대전력수요가 8월 셋째 주 94.1~98.8GW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반적인 폭염 상황에서는 94.1GW 수준이지만, 폭염이 장기간 지속되는 가운데 태풍 접근 등으로 구름이 유입돼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하면 98.8GW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98.8GW는 역대 최고 기록인 2024년 97.1GW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록한 96.0GW와 비교해도 2GW 이상 높다.
문양택 기후부 전력산업정책관은 “98.8GW는 일상적인 예측값이 아니라 폭염과 흐린 날씨가 동시에 발생하는 특수한 상황을 가정한 상한 전망치”라면서도 “역대 최대 수요가 발생하더라도 전력수급에는 문제가 없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에 맞춰 전년 대비 2GW 증가한 107GW 규모 공급능력을 확보했다. 구미복합 LNG발전소와 음성천연가스복합 1호기 등 신규 발전설비가 가동에 들어갔고, 대산복합도 추가 투입을 앞두고 있다.
전력수요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98.8GW까지 치솟더라도 예비력은 8.2GW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는 전력당국이 안정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 확대도 여름철 전력수급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태양광 설비가 약 2GW 이상 늘었다. 태양광은 여름철 오후 피크 시간대 전력공급에 기여하며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태풍이나 집중호우로 태양광 발전량이 급감할 경우에는 전력수급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한 98.8GW 시나리오 역시 남부지역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한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정부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를 전력수급 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한전·전력거래소·발전사 등과 함께 비상대응 체계를 운영한다. 전력수급 피크 가능성이 높은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는 비상대응반을 가동해 수급 상황을 실시간 점검한다.
아울러 예상치 못한 설비 고장이나 폭염 장기화에 대비해 최대 8.8GW 규모의 추가 예비자원도 확보했다. 신뢰성 수요반응(DR), 전압 하향조정, 긴급절전, 발전제약 완화 등을 단계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전력수급 안정과 함께 전기요금 부담 완화 정책도 병행한다. 지난 24일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동결한 데 이어 7~8월에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구간을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미납 여부와 관계없이 여름철 전기 공급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