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성인을 친구로 추천”… 美 성폭행 피해 부모, 스냅챗 고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 기사화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앱. 기사화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챗에서 만난 성인 가해자에게 미성년 자녀가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피해자 부모가 스냅챗의 모회사 스냅(Snap)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미주리주 법원에 제출된 소송장에 따르면 피해자 A양 부모는 스냅과 가해자를 동시 고소했다. 유족 측은 스냅이 앱 내의 위험한 기능을 방치했으며, 플랫폼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에 대해 부모들에게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양은 지난 2021년 11세의 나이로 부모 몰래 스냅챗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스냅챗의 공식 가입 연령은 13세 이상이지만, 소송장에는 아이들이 생년월일을 허위로 입력하는 방식으로 연령 제한을 손쉽게 우회할 수 있었다. A양 부모는 이 점을 스냅 측이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건은 스냅챗의 친구 추천 알고리즘에서 시작됐다. 앱은 실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성인 가해자 가브리엘 조엘 발렌틴-리오스를 A양에게 친구로 추천했다. 이 과정에서 앱은 이용자들에게 낯선 사람과 연결되는 위험성에 대해 어떠한 경고도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친구로 연결된 후 가해자는 A양에게 무단으로 음란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다. A양은 이를 거부하려 했으나 스냅챗의 제품 구조상 이러한 노출 콘텐츠를 피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게 원고 측 설명이다. 또한 스냅챗의 위치 공유 기능인 '스냅 맵'을 통해 A양의 집 주소가 당사자 모르게 가해자에게 노출되기도 했다. 가해자는 자신을 17세 고등학생으로 속여 A양을 유인한 뒤 성폭행했다.

현재 가해자 발렌틴-리오스는 법정 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미주리주 교도소에서 18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원고는 가해자가 이용 약관을 위배되는 여러 계정을 보유했으며, 이 중 하나를 미성년자를 유인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냅 측이 인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원고 측 대리인을 맡은 소셜미디어피해자법률센터(SMVLC)의 매튜 버그만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스냅챗의 제품 설계가 포식자가 무고한 아이에게 접근하고 조종하기 쉽게 만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스냅 임원들은 자사 기능이 범죄에 악용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플랫폼을 안전하게 만드는 데 반복적으로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A양은 이번 사건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불안 증세, 우울증 진단을 받은 상태다. 원고 측은 명시되지 않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한편, 법원이 스냅에 아동에게 유해한 운영 방식을 중단하도록 명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스냅이 미성년자 보호 소홀로 소송에 휘말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4년 뉴멕시코주는 스냅챗의 기능이 성착취와 성적 학대, 성인의 미성년자 접근을 조장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당시 법원은 스냅 측의 소송 기각 신청을 거부했다. 이외에도 버먼트주 등에서 스냅챗을 통해 디지털 성범죄 및 성폭행 피해를 입은 미성년자들을 대리하는 개별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