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G아큐버가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AI) 영상품질 평가기술 'VQML'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성능 우위를 입증, 차세대 영상품질 평가 기술 시장을 선점할 교두보를 확보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부문(ITU-T) 회의에서 VQML은 영상품질 평가 표준인 'J.noref'의 기본모델로 공식 채택됐다.
VQML은 최종 승인 행정 절차를 거쳐 사상 첫 AI 기반 영상품질 평가부문 국제표준으로 공표될 예정이다. VQML은 AI·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수신 영상의 품질을 실시간 예측하는 솔루션이다.
VQML은 표준 채택 과정에서 구글 유튜브 기술과 경쟁했다. ITU-T 소속 전문가들이 LIG아큐버 기술에 더 높은 점수를 매겨 국제 표준으로 최종 채택됐다.
LIG아큐버는 대규모 설문조사로 구축한 방대한 학습데이터와 딥러닝 기술로 원본 영상 없이도 정교한 영상품질 측정이 가능한 독자 알고리즘을 개발해 VQML에 적용했다. 통신환경 패턴과 기기별 해상도가 체감 품질에 미치는 영향까지 보정해 객관적 지표로 최종 점수를 산출해 신뢰성을 높였다.
기존 영상품질 측정은 원본과 수신 영상을 비교해 평가자가 점수를 매기는 평균 의견 점수(MOS) 방식이다. 원본 이미지 보관의 어려움과 시간·비용 한계가 있고, 표준화 자체가 어려웠다. LIG아큐버는 AI·딥러닝 기술로 이를 해결했다.
이번 표준 제정은 평가자 주관에 의존해온 '영상 체감품질(QoE)'을 세계가 일관되게 측정할 객관적·실시간 지표를 처음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상 체감품질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화질 스트리밍과 영상회의 등 영상 기반 트래픽이 급증하고, 원격관제·자율주행 등 영상품질이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도 확대되고 있다. 작은 화질 저하가 고객 이탈이나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영상 신뢰성을 측정할 객관적 지표의 필요성이 커졌다.
한국은 그동안 통신 인프라·단말 분야에서는 앞섰지만, 음성품질 측정 등 핵심 계측 기술은 외산 표준에 로열티를 내며 써왔다. 이번 표준 채택으로 영상 분야 품질평가 시장을 선점할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LIG아큐버는 ITU 표준문서를 통한 기술 공개에 앞서 핵심기술의 특허 출원도 마쳤다. 해당 라이선스를 국내외 장비·솔루션 기업에 유료 개방하는 지식재산권(IP) 사업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