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中 AI 인재 생태계의 힘…“천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연결한다”

출처: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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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인공지능(AI)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제조업 기반과 거대한 내수 시장이 자주 언급되지만, 최근에는 인재를 빠르게 발굴하고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는 생태계 역시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IT 전문매체 36Kr는 최근 '2000년대생 AI 천재, 광둥에서 만들어진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 남부 광둥성의 AI 인재 생태계를 집중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선전에 거주하는 17세 고등학생이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 키미(Kimi)를 개발한 문샷AI(Moonshot AI) 연구팀 인턴으로 참여해 대형언어모델(LLM) 관련 논문의 공동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같은 시기 25세 창업자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액시엄(Axiom)은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2억달러 규모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16억달러를 인정받았다.

36Kr는 이러한 사례가 단순한 개인 성공담이 아니라 중국 AI 인재 공급 체계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경쟁력이 단순히 연구개발 투자 규모나 컴퓨팅 자원 확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인재를 얼마나 빠르게 산업 현장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광둥성 선전과 광저우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술 생태계는 교육기관과 스타트업, 대기업, 투자자, 제조업 공급망이 밀집해 있어 젊은 인재들이 이른 시기부터 실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강국을 넘어 인재 성장 환경 자체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등학생이 대형 AI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20대 초중반 창업가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는 개인의 역량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기관과 기업, 투자자, 플랫폼 기업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인재가 연구 단계에서 곧바로 산업 현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구조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최근 중국 AI 인재의 성장 경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과거에는 명문대 연구실을 중심으로 인재가 배출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타트업 인턴십과 오픈소스 커뮤니티, 산업 프로젝트, 지역 창업 생태계 등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중국 AI 경쟁력이 단순히 논문 수나 연구 인력 규모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산업 현장으로 이동하는 통로의 폭과 속도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광둥성이 AI 인재 허브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제조업과 디지털 산업이 동시에 발달한 지역적 특성도 있다. 선전은 하드웨어 스타트업과 인터넷 플랫폼 기업, 첨단 제조 공급망,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AI 연구 인력이 제품 개발과 서비스 운영, 하드웨어 설계에 직접 참여하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향후 물리 AI와 로보틱스 산업이 성장할수록 더욱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AI 모델 개발뿐만 아니라 실제 기계와 센서, 제조 공정을 이해하는 인재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시사점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AI 인재 양성 정책의 성과를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 수나 배출 인원 규모로 평가하기보다 인재가 실제 산업 프로젝트에 얼마나 빠르게 참여하고 창업과 연구, 현장 경험을 반복적으로 순환할 수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경쟁은 결국 사람의 경쟁”이라며 “모델과 칩, 자본 역시 결국 인재를 통해서만 가치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단순히 인재를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젊은 인재를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AI 경쟁력은 이제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을 넘어 인재 생태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광둥에서 등장하는 젊은 연구자와 창업가들의 사례는 중국이 인재를 발굴하는 단계를 넘어, 빠르게 산업 현장에 투입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