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형 수도미터 공공조달 문턱 낮춘다…KTL, 특화 성능평가 장치 구축

협약식에 참여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L 제공
협약식에 참여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TL 제공

시험평가 기준이 없어 공공 조달시장 진입에 난항을 겪던 지능형 수도미터 기업에게도 시장 진입을 위한 패스트트랙이 열린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이 맞춤형 성능평가 장치를 구축하면서다. 단순한 물 사용량 측정을 넘어 데이터 통신과 인공지능(AI) 모듈 성능까지 한 번에 검증, 기업 제품의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KTL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하는 '2026년 AI응용제품 신속상용화 지원사업'에 선정돼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위해 KTL은 주관기관인 레오테크를 비롯해 국민대, 엑소텍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2027년 6월까지 1년간 에이전틱 AI 기반의 지능형 수도미터 성능평가 장치를 개발하고 표준화된 시험 시나리오를 마련한다. 에이전틱 AI란 사람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판단하고 작업을 완수하는 진보된 기술을 말한다.

최근 지능형 계량기 보급과 원격검침 데이터 급증으로 누수 탐지와 요금 민원 대응 등 수도 행정 전반에 AI를 접목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기존 검증 체계는 설계와 안전을 확인하는 단순 형식승인(국가 법적 승인 절차)에 머물러 있어 복잡한 통신 신뢰성이나 AI 분석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산업적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KTL은 실제 물이 흐르는 환경에서 계량 정확도를 측정하는 동시에 AI 알고리즘의 탐지 및 분류 성능까지 함께 검증하는 특화 평가 장치를 구축한다. 특히 오결측 보정, 누수 및 과다 요금 탐지, 출동 우선순위 산정, 에이전틱 AI 챗봇 응답 등 6대 핵심 모듈을 대상으로 국제 통용 지표를 적용해 정량적인 성능 시험을 수행할 예정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서울분원 전경.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서울분원 전경.

또 시험 시나리오와 평가지표를 표준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인 시험성적서를 발급한다. 공인 성적서는 공공 조달시장 등록의 필수 요건인 만큼,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도 검증 기준이 없어 상용화에 곤란을 겪던 기업에 확실한 시장 진입 패스트트랙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허정욱 KTL 물환경기술센터장은 “AI 접목 계측기기는 데이터와 통신, AI 분석 성능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며 “공인 성능평가를 통해 혁신 제품의 객관적 신뢰성을 확보하고 신속한 상용화를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KTL은 이번 수도미터 평가 체계 구축을 시작으로, 기존 형식승인 제도의 공백을 메우는 AI 응용 계측기기 특화 평가 기준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로 시험 인증 영역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