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기관 간 보건의료 데이터 교류를 위한 핵심 전송 표준을 고도화한다. 환자 정보, 약물, 검사 등 진료 데이터 구조를 표준화해 의료 인공지능(AI) 활용에 필요한 데이터 기반을 확대하고 품질 격차를 최소화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기존 한국 핵심교류데이터(KR CDI) 전송표준(KR 코어)을 V2에서 V3 버전으로 고도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전송표준은 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 교류에 필요한 최소한의 핵심 교류 데이터 요구사항을 국제 표준 HL7 FHIR(파이어) 기반 리소스와 최소 API 제약 조건으로 정의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2023년 9월 핵심 교류 데이터와 전송 표준을 '보건의료 데이터 용어 및 전송 표준' 고시로 전부 개정했다.
현재 핵심 교류 데이터는 환자, 내원, 진단, 투약, 알레르기, 검사 결과, 활력 징후 등 14개 분류를 구성해 77개 필수 데이터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V3 버전은 흡연·음주 항목을 신설했으며 연명의료 여부, 병리검사와 진단검사 항목 통합 등을 반영해 총 80개 항목으로 구성한다.
전송표준을 새 버전으로 고도화하면 환자 데이터를 기관과 관계없이 더 원활하게 교류할 수 있게 된다. 환자가 병원을 옮기더라도 기존 진료 기록과 검사 결과가 더 정확하게 연동되므로 중복 검사를 방지할 수 있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치료 효율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표준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의료 AI 개발 등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기반 역할도 한다.
보건의료정보원은 연내 V3 버전 개발을 마치고 최종 산출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전송표준 운영과 활용지원 체계도 정비한다. V3 개정 버전을 토대로 한 실제 적용 사례 2종도 개발한다. HL7 코리아 산하 워킹그룹이 표준 검증에 참여한다. 해외 전송표준 운영·확산 모델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국내 보건의료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도 도출할 계획이다.
특히 병원별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구조와 데이터 관리 수준이 다르고 인프라 구축 여건에 차이가 있는 만큼 의료기관 규모와 유형별 FHIR 인프라 수용 가능성을 분석하고 각 기관의 시스템 환경과 데이터 보유 수준을 고려한 전송표준 적용 시나리오도 마련한다.
보건의료정보원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새로운 표준 적용 기간을 법적으로 정하고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징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지만 우리는 아직 권고 수준”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법이 제정되면 전송표준 도입이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