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신차 4대 중 1대는 전기차…20만대 육박하며 하이브리드 턱밑 추격

기아 EV5
기아 EV5

상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신차 등록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한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하이브리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전기차가 하이브리드와 내연기관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며 대세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1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상반기 전기차 등록대수는 19만89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9만3568대)보다 112.6% 폭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전기차의 상반기 신차 시장 점유율은 23.3%까지 올랐다. 이는 국내에 등록되는 신차 4대 중 1대에 가까운 수준이다.

반면, 한동안 시장을 주도했던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반기 22만7019대 등록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휘발유 차량 등록도 33만1814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하이브리드가 주춤한 사이 전기차가 질주하면서 양측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좁혀졌다. 지난해 상반기 하이브리드(27.1%)와 전기차(11.1%)의 점유율 격차는 16.0%p였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각각 26.6%와 23.3%를 기록하며 3.3%p 차이로 줄었다. 전기차가 1년 새 격차를 12.7%p나 줄이며 하이브리드의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이같은 전기차 열풍은 국산 보급형 모델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공격적인 물량 공세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국산 승용차 시장에서는 기아가 선보인 보급형 라인업 EV3(1만8009대)와 EV5(1만5411대)가 상반기 국산차 상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며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차 역시 아이오닉 5(1만1569대)와 대형 SUV 아이오닉 9(7002대) 등이 힘을 보탰다.

수입차 시장은 전기차가 판도를 뒤흔들었다. 테슬라는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92.1% 급증한 5만6147대를 등록하며 BMW와 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브랜드 전체 1위에 등극했다. 특히 테슬라 '모델 Y'는 4만3361대가 등록돼 수입 승용차 단일 모델 1위를 차지했다.

BYD 돌풍도 강력했다. BYD는 상반기 1만1675대를 등록하며 렉서스, 볼보, 아우디 등 전통 강자들을 제치고 수입차 브랜드 4위로 도약했다. 보급형 모델 '돌핀(4511대)'과 '씨라이언 7(4477대)'이 수입 승용차 차종별 순위에서 각각 6위와 7위에 안착하며 대중화 물꼬를 텄다.

이같은 전기차의 가파른 성장세는 정부가 추진 중인 무공해차 보급 로드맵 달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와 같은 가파른 전동화 전환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정부가 고시한 '2030년 국내 신차 판매 중 무공해차 비중 50%' 목표치 달성도 무난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간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가격 부담이 다양한 보급형 차종의 등장으로 상쇄되면서 '캐즘' 우려가 사라지고 있다”라며 “하이브리드로 향하던 소비자 발걸음이 전기차로 돌아서고 있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패러다임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년 상반기 사용연료별 신차등록 현황 [자료: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2026년 상반기 사용연료별 신차등록 현황 [자료: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