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에 독설 퍼붓던 머스크…“내가 틀렸다, 그들은 AI 선두주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평소 거침없는 독설로 경쟁사를 비판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자신의 오판을 인정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성공 가능성을 일축했던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에 대해 “내가 틀렸다”며 기술력을 공개적으로 높이 평가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앤트로픽에 대해 내가 명백하게 잘못 생각했다”며 “그들은 현재 AI 분야의 확실한 선두주자”라고 밝혔다.

그는 앤트로픽의 최상위 AI 모델인 '미토스(Mithos)'와 '페이블(Fable)'을 언급하며 “현재 이들만큼 뛰어난 모델을 출시한 회사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차세대 미토스 모델도 곧 공개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이며 앤트로픽의 기술력을 높이 샀다.

이번 발언은 지난해와는 상반된 입장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9월 “앤트로픽이 성공하는 것은 결코 가능한 결과가 아니었다”고 평가했으며, 이후에도 회사를 “서구 문명을 증오한다”고 비판하거나 회사 이름을 '미스앤트로픽(Misanthropic·인류혐오)'이라고 비틀어 부르는 등 부정적인 견해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머스크는 경쟁사인 앤트로픽과의 사업 관계를 이용해 압박할 의사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엑스 이용자가 “데이터센터 임대 계약을 해지하면 앤트로픽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자 그는 “경쟁사라고 하더라도 심각한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관계를 끊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현재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의 AI 부문 자회사인 스페이스XAI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콜로서스(Colossus)'를 임차해 AI 모델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계약에는 90일 전에 통보하면 계약을 종료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기존 평가를 뒤집고 경쟁사의 기술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머스크의 발언은 AI 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치열해지는 생성형 AI 경쟁 속에서 경쟁사의 성과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의 인식 변화가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