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나스닥 흥행,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 확산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타종을 하며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뉴스룸〉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 예탁증서(ADR)를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국내 주가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첫 거래일 ADR은 발행가 대비 12.8% 상승한 168.01달러에 마감했으며, 수요는 공급 물량 대비 7배 이상 초과 청약됐다. 상장 규모는 외국 기업으로는 미국 시장 사상 최대인 265억달러(약 40조원)다.

이번 상장은 미국 기관투자자에 대한 직접 접근성 확보와 재평가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56~58%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사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 평가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국내 기업의 저평가가 국내외 자본시장 간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한다고 밝히며, ADR 상장이 평가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 매출은 52.58조원, 영업이익은 37.61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40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 기반 위에서 ADR 상장이 진행되면서 마이크론 대비 평가 격차가 일부 축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앞서 HSBC는 6월 보고서에서 ADR 상장을 반영해 SK하이닉스의 기존 주가순자산비율(P/B)에 20% 프리미엄을 적용했다. HSBC는 마이크론이 과거 13년간 SK하이닉스 대비 평균 35% 프리미엄을 유지한 주요 원인으로 미국 투자자 접근성과 주주 친화적 정책을 지목하며, ADR 상장이 이러한 구조적 격차를 줄일 것으로 평가했다.

단기적으로는 13일부터 시작되는 ADR 정규 거래에 따른 미국 기관 수급 유입 기대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조달 자금의 사용처가 핵심 변수다. 약 40조원 규모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과 청주 첨단 패키징 시설, ASML 극자외선(EUV) 장비 구매 등 국내 생산 능력 확대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HBM 시장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인 곽노정 사장은 상장 당일 “2027년이 공급 측면에서 업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HBM 가격 상승과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미 2026년 생산분은 대부분 판매 완료된 상태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미 ADR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신주 발행(전체 주식의 약 2.5%)에 따른 희석 효과가 단기 부담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SK하이닉스가 ADR 자금을 대부분 국내 투자에 사용할 계획인만큼, 대규모 달러 유입에 따른 환율 안정 가능성도 주목된다. 이번에 유입되는 달러 규모가 '통화스와프급' 규모여서다. 2020년 코로나 19 당시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체결한 600억달러 통화스와프 가운데, 실제 국내 공급된 달러는 총 198억7200만달러였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