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얼굴을 가린 남성이 포착되면서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행방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장례 기간 내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즈타바를 두고 변장한 채 참석했다는 추측까지 나왔다.
현지시간 10일 CNN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가족과 측근들만 참석한 비공개 장례 의식에서 검은 야구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남성이 이란 국영방송 화면에 포착됐다. SNS에서는 체격과 안경 등 외형이 모즈타바와 닮았다며 그가 신분을 숨긴 채 참석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잇따랐다. 다만 뉴욕포스트는 이란인터내셔널을 인용해 해당 남성은 하메네이의 손자인 모하메드 자바드라고 보도했다.
모즈타바는 지난 3월 최고지도자에 취임한 이후 약 4개월 동안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육성 연설이나 영상 메시지 없이 서면 성명만 발표하면서 미국 공습으로 중상을 입었거나 사망했다는 소문까지 퍼졌다. 특히 엿새간 이어진 부친의 국장에서도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 이상설과 통치 능력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됐다.
논란이 커지자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최근 모즈타바의 사진을 공개하며 “최고지도자의 건강은 아주 양호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진의 촬영 시기와 장소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이란 전문가 알리 안사리는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최고지도자에 대해 각종 추측과 음모론이 확산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메네이는 시아파 이슬람 최고 성지인 마슈하드의 '이맘 레자 영묘'에 안장됐다. 이란 지도부는 이를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하메네이를 시아파의 순교자로 부각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