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달청이 공공조달 시장 공정성을 해쳐온 페이퍼컴퍼니와 무분별한 입찰 관행에 강도 높은 제동을 건다.
조달청은 물품구매 입찰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조달청 내자구매업무 처리규정'을 개정하고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개정은 올헤 1월 발표한 '무분별한 입찰 근절 대책' 후속 조치로, 브로커 개입과 벌떼입찰, 페이퍼컴퍼니 등 공공조달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그동안 일부 업체들은 계약을 수행할 능력이 부족함에도 낙찰만을 목적으로 무차별적으로 입찰에 참여해 왔다.
이른바 '묻지마 투찰'은 성실하게 사업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낙찰 기회를 빼앗고 공공조달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조달청은 입찰보증금 부과 대상을 3단계로 확대한다. 먼저 내달 3일부터 무분별한 입찰 경쟁이 반복되는 품목이 부과 대상이다.

평균 투찰자 수와 낙찰 순위, 페이퍼컴퍼니 의심 비율 등을 종합 분석해 브로커 개입 가능성이 높거나 과열 경쟁이 발생하는 품목을 별도 지정하고, 해당 품목 입찰에 참여하는 모든 업체에 입찰보증금을 부과한다.
11월부터는 페이퍼컴퍼니 의심 업체도 입찰보증금이 적용된다. 조달청은 물품 공급 입찰에서 실질적인 계약 이행 능력 없이 낙찰만을 목적으로 설립된 업체를 페이퍼컴퍼니로 규정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의심 업체를 선별해 관리할 방침이다.
또 2027년 1월 1일부터 최근 1년 동안 계약을 2차례 이상 포기한 상습 입찰 포기 업체도 입찰보증금 부과 대상에 포함한다.
낙찰 이후 계약을 반복적으로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막고 입찰 참여에 대한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조달청은 제도 개선이 시장 질서를 바로잡고 실질적인 계약 수행 능력을 갖춘 기업 중심의 경쟁 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로커와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왜곡된 입찰 구조를 개선해 건실한 중소기업들이 보다 공정한 경쟁 속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실체 없는 페이퍼컴퍼니의 시장 교란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기업을 운영해 온 정상적인 기업의 낙찰 기회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조달 생태계 조성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규정 개정으로 공공조달 시장은 단순히 최저가 경쟁을 넘어 실질적인 계약 이행 능력과 책임성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재편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무분별한 투찰과 계약 포기 관행이 줄어들면서 공공조달의 투명성과 신뢰도 또한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