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트램·굴절차량 잇단 지연…미래교통 청사진 '삐걱'

수소연료전지·초장대 차량…국내 첫 신교통 기술 상용화 '난항'
신호체계·차량인증·시험운행까지…검증 시간 필요

트램
트램

대전시가 미래 대중교통 혁신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도시철도 2호선 수소트램과 3칸 굴절차량 도입 사업이 잇따라 차질을 빚으면서 신교통체계 구축 전략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 단순한 공정 지연이 아니라 새로운 교통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기술적 한계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한 결과다.

대전도시철도 2호선은 총연장 38.8㎞ 규모의 순환형 노선으로 정거장 45곳과 차량기지 1곳이 조성되며, 총사업비 1조5069억원이 투입된다. 국내 최초 수소 무가선 트램으로 추진되고 있다. 일반 전차처럼 전선을 설치하지 않고 차량에 탑재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를 이용해 운행하는 방식이다. 도심 경관을 해치지 않고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존 철도 시스템보다 검증해야 할 기술 요소가 훨씬 많다.

특히 수소연료전지의 안정성, 장시간 운행을 위한 에너지 관리 시스템, 무가선 충전기술,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SW), 신호시스템과 연계 등을 동시에 검증해야 하는 만큼 제작과 시운전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토지보상과 공사 일정 변경까지 겹치면서 개통 시점도 당초 2028년에서 2030년 하반기로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3칸 굴절차량
3칸 굴절차량

미래형 교통수단으로 관심을 받아온 굴절차량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대전시가 도입하는 3칸 굴절버스는 한 번에 230명 안팎을 수송할 수 있어 도시철도 수준의 수송 능력을 갖춘 차세대 BRT 차량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국내에 관련 차량 기준과 운행 경험이 없어 국토교통부 규제실증특례를 거쳐야 했고, 환경인증과 안전인증도 새롭게 진행해야 했다. 기존 자동차관리법상 굴절버스 길이는 19m까지 허용되지만, 대전이 도입하는 차량은 30m를 넘는 초장대 차량이어서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했다.

최근 기술적 난관뿐 아니라 사업관리가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교통공사가 계약한 차량 3대 가운데 1대만 국내에 반입됐고, 나머지 2대는 수입업체 자금난으로 중국 현지에서 출고되지 못하고 있다. 차량 납품이 늦어지면서 시범운행 이후 예정됐던 정식 운행 일정도 사실상 불투명하다. 계약 해지 여부와 선지급금 회수 문제까지 검토되면서 사업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교통기술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신기술 도입의 어려움과 공공사업 관리체계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수소트램은 철도기술과 수소모빌리티 기술이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며, 3칸 굴절버스는 국내에 법적 기준과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새로운 교통수단이다. 차량 성능뿐 아니라 안전인증, 신호체계, 정류장 설계, 충전 인프라, 유지보수 체계까지 함께 구축해야 하는 종합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했다.

이재영 대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혁신만큼 중요한 것은 사업 안정적인 추진”이라며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혁신은 첨단기술 자체보다 계획대로 개통되고 안전하게 운영되는 시스템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