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따르라” 화재 현장으로 소방관들 이끈 '산불 영웅' 염소 화제

사진=Colorado Springs Fire Department
사진=Colorado Springs Fire Department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들이 예상치 못한 '길잡이'를 만나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 없이 산불 현장으로 따라온 염소 한 마리가 험한 산길을 안내하며 소방관들의 든든한 동행이 됐다.

현지시간 10일 CBS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샤이엔 마운틴 주립공원 서쪽에서 발생한 록크리크(Rock Creek) 산불 현장에 지역 주민이 키우는 염소 '골디(Goldie)'가 나타나 소방관들과 함께 이동했다.

남부 콜로라도 산불 대응팀의 셰인 코인 총괄은 화재 현장으로 향하기 위해 장비를 챙기던 중 골디를 만났다고 전했다. 그는 “골디가 앞에 앉아 계속 뒤를 돌아보며 울음소리를 냈고, 대원 한 명이 '우리를 따라오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원들이 골디를 따라 산길을 오르자 염소는 바위가 적고 덜 미끄러운 길을 골라 앞장섰다. 코인은 “발을 디디기 좋은 길로 우리를 이끄는 것 같았다”며 “자기 역할만큼은 정말 전문가였다”고 말했다.

현장에 도착한 뒤에도 골디는 소방관들 곁을 떠나지 않았다. 방화선을 구축하는 동안 불에 탄 지역의 잡목을 뜯어 먹었고, 이동하는 소방차를 따라 뛰어다니며 끝까지 함께했다.

골디의 주인 피트 글레이더는 “소방대가 우리 집 근처를 집결지로 사용했는데 첫 번째 팀이 출발하자 골디도 바로 따라갔다”며 “지형을 워낙 잘 아는 녀석이라 대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소방관들과 함께 산불 현장을 누비는 골디의 영상은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하며 '산불 영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골디의 얼굴이 담긴 기념 티셔츠도 판매되고 있으며, 판매 수익금 일부는 캐슬록 소방관 재단에 기부될 예정이다.

코인은 “산불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골디의 이야기가 잠시나마 웃음과 희망을 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