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막힌 바닷길… 미군 “대이란 호르무즈 해상 봉쇄 재개”

봉쇄 전 이란에 추가 공습… 나흘째 공격 이어가
트럼프 “협상 안 하면 다음 주 전력망·교량 타격” 경고

13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압바스 앞바다에서 물놀이하는 소년들 뒤로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ISNA
13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 압바스 앞바다에서 물놀이하는 소년들 뒤로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솟구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 ISNA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전격 재개하고 나흘 연속 공습을 이어가며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군의 중동 작전을 이끄는 미 중부사령부는 전날 오후 4시를 기해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대상으로 한 해상 봉쇄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14개 항을 골자로 한 양국 간 합의가 무산되면서 다시 강경 대치 국면으로 전환하는 모양새다.

해상 봉쇄 재개와 동시에 미군의 전방위적인 공습도 감행됐다. 이란 국영 언론에 따르면 이란 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반다르 압바스 항구 도시와 시리크 인근 지역, 그리고 페르시아만의 헹감섬 일대에 미군의 포탄과 미사일이 떨어져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미 중부사령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캡처. 13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 AFPTV
미 중부사령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영상 캡처. 13일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모습. 사진=AFP 연합뉴스 / AFPTV

이번 공습으로 호르모즈간주 하이지아바드군의 한 국립공원 관리소 건물이 파괴되면서 순찰대원 가족 3명(아들 2명, 며느리 1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외무부는 “미국의 잔혹한 범죄 행위가 매일 늘어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여기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을 향한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밤도, 그다음 날 밤도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며 “이란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 않으면 다음 주에는 전력망과 교량 등 국가 기반 시설을 모두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이어 “딜을 하지 않으면 이란에 남는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될 것”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휴전 협상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 등 기반 시설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미국 언론은 당시 이 위협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공격적인 발언을 통한 협상의 전술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지상군 파병 가능성에 대해서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그는 “때로는 지상 작전이 필요하지만, 우리를 대신해 지상 작전을 수행해 줄 다른 나라들이 있다” 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국가명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이란 역시 거세게 반발하며 주변 걸프국과 미군 기지를 향해 보복 타격을 개시했다.

이란 국영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 자폭 드론이 요르단 알자라크 공군기지를 기습해 미군의 F-18 전투기 주차 구역과 숙소 건물, 대형 장비 격납고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는 바레인에 있는 미군 무인정 통제센터를 파괴했다고 발표했으며, 바레인 전역에는 공습 사이렌이 울려 전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쿠웨이트 영공으로도 이란발 드론 편대가 들이닥쳐 쿠웨이트 방공망이 요격 작전을 펼쳤으며, 이 과정에서 쿠웨이트 해군 함정이 피격돼 군인 4명이 다쳤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자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민간 항공사들에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및 오만만 일대 영공을 전면 우회 운항하라는 긴급 지침을 하달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