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3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무료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두의 AI' 사업 참여에 나선다. 당장의 수익성은 담보되지 않지만 전 국민 이용자 접점과 정부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통신 본업 정체 속에 대중 AI 서비스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업계는 내달 11일까지 진행되는 모두의 AI 공모 접수를 앞두고 사업계획서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LG유플러스는 그룹 차원의 참여를 공식화했고 SK텔레콤과 KT도 긍정 검토에 나섰다. 오는 21일 사업설명회에도 3사 모두 참석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민간 기업 2~3개사를 선정해 국산 AI 모델 기반 무료 범용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연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선정 기업에는 정부 보유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512장이 배분되고 2027년부터 정부 예산이 투입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LG유플러스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과의 협업 체계를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AI 모델부터 서비스, 플랫폼 운영까지 그룹 차원 역량을 결집한다. 그룹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의 성능 우위와 자체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운영 경험을 앞세웠다.
SK텔레콤도 독파모 2차 단계에 진출한 정예팀인데다 가입자 1000만명이 넘는 AI 에이전트 '에이닷'을 운영하며 국내 통신사 최대 B2C AI 접점을 보유하고 있다. 국산 모델 역량과 대국민 서비스 경험을 모두 요구하는 공모 요건에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텔레콤 측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부터 에이닷을 통한 대국민 서비스 운영,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까지 이어지는 풀스택 AI 역량을 축적해온 만큼, 이를 바탕으로 국민 누구나 부담 없이 AI를 누릴 수 있는 서비스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T도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KT는 자체 AI 모델 '믿음'을 보유했으며 공공 AX 플랫폼 레퍼런스를 축적한 경험이 있다. 다만 독파모 정예팀에 포함되지 않아 국산 모델 50% 이상 활용 요건을 어떻게 충족할 지가 참여시 변수로 꼽힌다.
선정 기업은 이용량 제약 없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정부 지원에 대한 자부담금 매칭도 필수다. 1차년도 정부 지원은 GPU에 국한돼 서비스 운영 비용은 기업이 감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사업 참여를 적극 타진하는 것은 국내 B2C AI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신 GPU 인프라를 정부로부터 확보하는 동시에 전국민 대상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축적되는 이용자 프롬프트 데이터를 자체 수익모델에 활용할 수 있다. 국가대표 AI 서비스 사업자라는 상징성도 무형 자산이다.
이번 공모는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의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 통신사는 수천만 가입자 기반과 전국 유통망, 요금제 결합 채널을 보유해 서비스 확산 측면에서 플랫폼 기업 대비 유리하다는 평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진영은 독파모 정예팀으로 국산 모델 요건도 자체 충족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면·발표평가를 거쳐 내달 중 사업자를 선정하고 9월 말 베타서비스를 거쳐 연내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