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에 100만달러' 수표 뿌린 머스크…美 선거법 위반 형사 기소 위기

지난해 3월 3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권자에게 100만달러 수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지난해 3월 30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유권자에게 100만달러 수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 당시 유권자들에게 100만달러(약 15억 원)짜리 수표를 나눠준 행위가 주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초당파 조사단의 판단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주 해당 사건 고발 건을 브라운 카운티 지방검찰청으로 이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검은 선거 뇌물 수수를 금지하는 주법 위반 혐의로 형사 기소 여부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40일 이내에 선관위에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앞서 머스크 CEO는 격전지인 위스콘신주 대법원의 다수당 지위를 뒤집기 위한 선거 운동에 깊이 관여해 왔다. 머스크와 그가 지원하는 단체들은 공화당 소속 브래드 쉬멜 후보에게 최소 2000만달러를 투입했으나, 쉬멜 후보는 10%P 차이로 민주당 수잔 크로퍼드 후보에게 패했다. 선거 참패 후 한 달 뒤 머스크는 정치 캠페인 지출을 대폭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위스콘신 대법관 선거에 투입된 총비용은 1억달러(현재 환율 기준 1490억원)를 넘어서며 미국 역사상 가장 비싼 사법부 선거로 기록됐다.

주법에 따라 비공개로 처리된 이번 고발은 밀워키와 브라운 카운티 그린베이 지역 유권자들이 제기했다. 머스크는 선거 직전 그린베이에서 열린 집회에서 유권자들에게 직접 수표를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원 3명과 공화당원 3명으로 구성된 위스콘신 선관위는 앞서 9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5 대 1의 의견으로 본 사건을 지방검찰청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

선관위가 승인한 결의안에 따르면, 머스크가 대법관 선거 투표자들에게 100만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린 행위는 '투표를 유도하기 위한 목적'으로 판단돼 주법 위반 소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그린베이 집회 현장에서 직접 수표를 받은 2명을 포함해 총 3명의 위스콘신 유권자가 머스크로부터 수표를 받았다. 이 밖에도 선거 2주 전 머스크의 정치자금 모금 단체인 아메리카팩(PAC)은 이른바 '사법적극주의 판사(activist judges·법에 대한 선호보다 자신의 정치 선호에 따른 판결을 내리는 판사)'에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하거나 서명자를 추천한 유권자에게 100달러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단체 '위스콘신 민주주의 캠페인'은 머스크가 주 내에서 또다시 현금 지급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브라운 카운티 법원에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해당 단체는 머스크와 그가 기금 조성을 한 단체들이 선거 뇌물 금지 조항 및 무허가 복권 운영 금지법을 위반했으며, 이들의 행위가 불법 공모이자 공공질서 교란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머스크 측 변호인단은 2025년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해당 현금 지급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행사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지급된 돈은 활성주의 판사에 반대하는 풀뿌리 운동을 유도하기 위한 것일 뿐, 특정 후보를 명시적으로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머스크의 정치행동위원회는 2024년 대선 직전에도 위스콘신을 포함한 7개 경합주에서 수정헌법 제1조(표현의 자유)와 제2조(총기 소지 권리) 지지 청원에 서명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매일 100만달러를 지급하는 유사한 방식을 사용한 바 있다.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법원은 검찰이 해당 행위의 불법 복권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선 당일까지 지급 행위를 허용한 바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