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내년 약 4조원을 투입해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 루빈' 1만장 확보에 나선다. '모두의 AI' 등 인공지능(AI) 대국민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GPU 확보 속도전을 통해 AI 인프라의 질적·양적 도약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컴퓨팅 자원 활용 기반 강화 사업'을 연장하고 내년도 도입 물량은 베라 루빈으로 전면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업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 등 민간 기업이 정부 예산으로 GPU 구매·구축·서비스 전 과정을 책임지는 구조다. 정부는 지난 2년간 이 사업 등을 통해 총 3만장 이상의 GPU를 확보해 민·관에 제공했다.
내년도 사업 추진 여부는 미정이었으나, 정부는 AI 확산 속도전에 힘을 싣기 위해 사업을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예산 당국과 4조원 안팎의 예산 편성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본지 7월 8일자 9면 참고〉
정부가 '베라 루빈' 올인 전략을 택한 것은 '모두의 AI' 등 대국민 서비스 확대로 고성능 GPU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베라 루빈은 이전 세대인 블랙웰 아키텍처와 비교해 학습 성능은 최대 6배, 추론 성능은 8배 이상 향상된 차세대 GPU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독자 AI 모델 학습을 고도화하고 행정 업무의 지능화(AX) 속도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에이전틱 AI, 멀티모달, 비전 등 고연산 수요 기업을 중심으로 GPU 추가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에 최적화된 베라 루빈이 제공될 경우 실효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1만장 규모의 베라 루빈을 동시에 가동할 '상면(데이터센터 공간)' 확보 가능 여부는 불확실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면 여력이 부족한 상황으로 당장 내년까지 대규모 신규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진 않아 보인다”면서 “정부가 다양한 대안을 놓고 업계 상황을 파악 중이며, 결과에 따라 내년 사업 계획의 최종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최신 GPU를 확보하고 제공해 AI 전환(AX)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GPU 확보 계획과 예산 규모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