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국내에서 발굴한 항생제 후보물질이 기초연구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신약 개발로 이어지도록 국가 차원의 기술지원체계 구축에 나선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신규 항생제 개발 촉진을 위한 분산 인프라 연계형 기술지원단 운영모델 기획' 연구에 착수하고 전문가 킥오프 회의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국내 연구자가 발굴한 항균물질의 개발 정체를 해소하고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진입까지 맞춤형 지원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사업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유족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감염병 극복 연구역량 강화 사업' 일환이다. 국내 분산된 연구 인프라와 전문인력을 연계해 항생제 개발 전주기를 지원하고 토종 신규 항생제 실용화를 앞당길 계획이다.
신규 항생제 개발은 후보물질 발굴 이후 효능평가와 약동·약력학 분석, 독성평가, 제조공정 개발 등 여러 전문 영역을 거쳐야 한다. 소규모 연구그룹이 관련 시설과 인력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워 유망 후보물질의 개발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았다.
기술지원단은 단순 연구비를 지원하는 기존 연구개발 사업과 달리 개발 단계별로 필요한 전문가와 연구시설을 직접 연결하는 실행형 지원체계로 설계된다. 후보물질 최적화부터 비임상 효능평가, 약동·약력학, 독성평가, 제조 등 전임상 개발 전반을 지원한다. 기술자문뿐 아니라 실제 시험과 개발 지원도 제공할 예정이다.
기획연구는 애임스바이오사이언스가 6개월간 수행한다. 국내외 항생제 개발 지원체계를 분석하고 국내 후보물질 보유 현황과 개발 병목 구간을 조사한다. 후보물질의 상용화 가능성을 평가할 전문가 자문그룹과 전임상 분석·유효성 검증을 수행할 인프라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올해 운영모델을 설계한 뒤 내년부터 2028년까지 자체 개발 후보물질 등을 대상으로 기술지원단을 시범 운영한다. 시범사업으로 지원 대상 선정과 절차, 지원 범위 등을 검증하고 2029년부터 2031년까지 국가 기술지원단을 본격 운영할 계획이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국내 연구자들이 우수한 항균물질을 발굴하고도 상용화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연구 성과가 실제 신규 항생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지원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