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저평가”…월가의 암살자 “매일 새벽 2시 韓기업 분석” 숨은 보석 찾는다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창업자. 사진=월스트리트저널
파미 콰디르 사프켓센티넬 창업자.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월가의 암살자'로 불리는 공매도 투자자 파미 콰디르(35)가 한국 기업을 겨냥한 행동주의 투자자로 변신한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콰디르는 차기 투자 무대로 한국을 선택하고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있는 숨은 보석을 물색하고 있다.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그는 매일 새벽 2시부터 한국 기업 관계자들과 통화하며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향후 수개월 내 소수의 한국 기업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 사무소 설립과 현지 인력 채용도 추진 중이다.

콰디르는 공매도 전문 헤지펀드 사프켓센티넬을 이끌며 제약사 밸리언트와 독일 결제업체 와이어카드의 부실을 파헤쳐 큰 수익을 올린 인물이다. 그러나 장기 강세장이 이어지면서 공매도 전략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해 펀드를 청산했다.

그는 공매도 과정에서 쌓은 기업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투자로 전략을 전환할 방침이다. 콰디르는 WSJ에 “경력 대부분은 부실한 지배구조 때문에 실패하는 기업을 찾는 일이었다”며 “이제는 지배구조를 개선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을 선택한 이유로는 여전한 저평가를 꼽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강세에도 코스피 상장사의 3분의 2 이상이 장부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밸류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기회로 평가했다.

콰디르의 초기 투자 대상은 중소형주가 될 전망이다.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자사주 매입·소각 확대 등 기업별 상황에 맞는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다만 WSJ는 재벌 중심의 지배구조로 인해 한국은 행동주의 투자자에게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엘리엇매니지먼트도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콰디르는 “정해진 요구안을 들고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암살자'라는 이미지에만 갇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