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권이 글로벌 이동 편의성 평가에서 다시 한 번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글로벌 시민권·거주 컨설팅 기업 헨리 앤드 파트너스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헨리 여권 지수 20주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권 소지자는 비자 발급 없이 또는 입국 시 비자를 받아 방문할 수 있는 국가가 총 188곳으로 집계돼 세계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192개국 입국이 가능한 싱가포르가 차지했으며, 일본과 아랍에미리트(UAE)도 한국과 같은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2006년 지수 발표 당시와 비교하면 한국은 무비자 입국 가능 국가가 73곳 증가했고, 일본은 60곳, UAE는 153곳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06년 정상을 차지했던 미국은 현재 180개국으로 10위에 머물렀다. 공동 순위를 감안하면 미국보다 높은 순위에 오른 국가가 36개국에 달해 사실상 37번째 수준의 이동성을 보인 셈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다른 주요 서방국들과 달리 중국의 무비자 입국 혜택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 등을 주요 배경으로 제시했다. 해외 언론은 이를 두고 미국 여권의 국제적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약화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가장 낮은 순위는 무비자 또는 도착 비자로 방문 가능한 국가가 22곳에 불과한 아프가니스탄이었다. 북한은 35개국으로 97위에 자리했으며, 네팔·소말리아·예멘·시리아 등과 함께 하위권에 포함됐다.
이번 보고서는 경제평화연구소(IEP)의 세계평화지수(GPI)와의 연관성도 함께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평화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여권 경쟁력도 강한 경향을 보였지만, 일부 국가는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는 모습도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현재 이란과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 미국은 세계평화지수 134위, 이스라엘은 149위에 머물렀지만 여권 경쟁력에서는 각각 10위와 18위를 기록했다. 이는 여권의 국제적 영향력이 국가의 평화 수준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