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 척추·관절 건강습관②]허리도 양치 준비 필요…숙이지 말고 무릎으로 천천히

이춘택병원, 세면대 앞 자세와 척추 부담 설명
아침 5분 세면 습관, 디스크 압력 누적 우려
컵 집기·수도꼭지 돌림 때 회전 동작 주의
저림·통증 반복되면 척추질환 확인 필요

허리와 어깨, 무릎 통증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일 반복하는 작은 동작과 잘못된 자세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침대에서 급하게 몸을 일으키고, 허리를 숙여 양치하거나 물건을 드는 습관,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고 집안일을 쉬지 않고 이어가는 행동이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쌓는다.
건강을 위해 이용한 계단이나 걷기 운동도 자신의 관절 상태와 맞지 않는 방법으로 반복하면 오히려 통증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예방법이기도 하다.
전자신문은 이춘택병원과 함께 '하루 5분 척추·관절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9회에 걸쳐 연재한다. 척추·어깨·무릎 등 세 부위별로 △아침 기상과 양치 △물건 들기와 승하차 △머리 감기와 가방 메기 △집안일 △계단 이용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운동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각 동작이 몸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짚고,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와 운동법,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이상 신호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박기철 이춘택병원 정형2과 과장.
박기철 이춘택병원 정형2과 과장.
양치·세수 5분 자세가 허리에 주는 부담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양치하는 시간은 길어야 5분 남짓이다. 누구나 매일 반복하는 익숙한 일상이지만, 세면대 앞에서 취하는 짧은 자세가 허리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면대 앞에서 허리를 깊게 숙인 채 양치하거나 세수하는 자세는 척추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만성 요통이 있는 사람은 양치만 해도 허리가 뻐근하거나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동작만 허리에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 매일 반복되는 잘못된 생활 자세도 허리 근육과 디스크를 지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세면대 앞 굽은 자세, 허리에 부담 집중

사람이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상체의 무게가 허리뼈와 디스크에 집중된다. 세면대 앞에서는 이 자세를 2~3분 이상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허리 근육은 상체를 버티기 위해 계속 긴장하게 된다.

양치 중 컵을 집거나 수도꼭지를 돌리기 위해 허리를 비트는 동작이 더해지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허리의 굽힘과 회전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디스크와 주변 인대, 근육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침에는 더 조심해야 한다. 밤사이 디스크가 수분을 흡수하면서 평소보다 압력이 높아진 상태일 수 있어 기상 직후 허리를 오래 숙이는 자세는 허리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허리만 숙이지 말고 무릎 함께 사용

허리 부담을 줄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세면대 가까이 서고, 무릎을 살짝 굽힌 상태에서 몸 전체를 앞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허리만 꺾어 숙이기보다 엉덩이를 뒤로 빼고 하체를 함께 사용하면 척추에 전달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양치할 때는 한 손으로 세면대를 가볍게 짚는 것도 도움이 된다. 상체의 무게가 팔과 세면대로 일부 분산되기 때문이다. 세수할 때도 허리를 깊게 숙인 채 얼굴을 반복해서 씻기보다 물을 손에 받아 얼굴 쪽으로 가져오는 습관이 허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양치 시간이 길어질 때는 중간에 허리를 한 번 펴고 자세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근육 피로를 줄일 수 있다. 짧은 동작이라도 매일 반복되면 허리에 누적되는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세면대 앞 자세를 의식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디스크 환자, 한쪽 발 올리면 부담 완화

허리디스크 환자는 작은 생활습관에도 통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세면대가 낮다면 발을 어깨너비로 벌려 안정적으로 서는 것이 우선이다. 작은 발판이나 욕실 턱에 한쪽 발을 올리면 허리의 과도한 굽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를 구부린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보다 중간중간 허리를 펴고 가볍게 움직여 주는 것도 필요하다. 통증이 심한 날에는 무리하게 허리를 숙이기보다 자세를 바꾸거나 잠시 쉬었다가 다시 양치하는 것이 좋다.

양치·세수 때 저림 동반되면 진료 필요

양치나 세수만 해도 허리가 아프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양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허리가 심하게 아프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다리 저림이 동반된다면 척추질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허리를 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휴식을 취해도 통증이 반복되는 경우도 진료가 필요할 수 있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면 생활습관 교정이나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허리 건강은 거창한 운동보다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하는 생활습관에서 시작된다. 양치나 세수처럼 짧은 시간이라도 허리를 깊게 숙인 자세가 반복되면 척추에는 부담이 누적될 수 있다.

허리 대신 무릎을 함께 사용하고, 세면대를 가볍게 짚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양치나 세수 때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이 함께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박기철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 과장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