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에서 급하게 몸을 일으키고, 허리를 숙여 양치하거나 물건을 드는 습관,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고 집안일을 쉬지 않고 이어가는 행동이 척추와 관절에 부담을 쌓는다.
건강을 위해 이용한 계단이나 걷기 운동도 자신의 관절 상태와 맞지 않는 방법으로 반복하면 오히려 통증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은 질환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가장 먼저 바꿀 수 있는 예방법이기도 하다.
전자신문은 이춘택병원과 함께 '하루 5분 척추·관절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9회에 걸쳐 연재한다. 척추·어깨·무릎 등 세 부위별로 △아침 기상과 양치 △물건 들기와 승하차 △머리 감기와 가방 메기 △집안일 △계단 이용 △의자에서 일어나기 △걷기 운동 등을 차례로 살펴본다.
각 동작이 몸에 어떤 부담을 주는지 짚고,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올바른 자세와 운동법, 전문의 진료가 필요한 이상 신호를 알기 쉽게 소개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했다는 이야기는 흔하다. 하지만 허리를 다치는 원인은 무게 자체보다 잘못된 자세인 경우가 많다. 장을 본 뒤 생수병을 들어 올리거나 택배 상자를 옮길 때, 자동차에 타고 내릴 때 무심코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동작이 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허리 통증은 한 번의 큰 충격보다 반복되는 잘못된 생활습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만성 요통이 있는 사람은 일상 속 작은 동작 하나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어 평소 자세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에 있는 물건을 집을 때 허리만 앞으로 숙이는 사람이 많다. 이 자세에서는 상체의 무게와 물건의 무게가 모두 허리에 집중되면서 디스크와 허리 근육에 부담이 커진다. 여기에 몸을 비틀며 방향을 바꾸면 척추에는 굽힘과 회전이 동시에 발생해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올바른 방법은 물건 가까이 다가간 뒤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무릎과 엉덩이를 함께 굽혀 앉는 것이다. 물건은 몸 가까이 끌어안듯 잡고,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다리 힘으로 일어나야 한다. 무거운 물건을 한 손으로 드는 것보다 양손으로 무게를 나누는 것도 허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물건을 든 상태에서 방향을 바꿀 때는 허리만 돌리지 말고 발을 함께 움직여 몸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습관이 필요하다. 허리를 굽힌 채 비트는 동작은 짧은 순간에도 디스크와 주변 인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자동차를 타고 내리는 동작 역시 허리에 부담을 주기 쉽다. 좁은 공간에서 한쪽 다리만 먼저 넣거나 허리를 비튼 채 앉으면 척추에 불필요한 회전력이 발생할 수 있다.
차에 탈 때는 먼저 엉덩이를 좌석 깊숙이 앉힌 뒤 두 다리를 함께 차 안으로 넣는 것이 좋다. 내릴 때는 반대로 두 다리를 먼저 차 밖으로 돌린 후 상체를 세워 천천히 일어나는 방식이 허리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운전을 오래 해야 한다면 1시간 정도마다 한 번씩 차에서 내려 가볍게 걷거나 허리를 펴주는 것이 좋다. 운전석 등받이는 지나치게 눕히기보다 약 100~110도 정도로 유지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거운 물건을 든 뒤 갑자기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디스크 질환은 아니다. 근육이나 인대가 순간적으로 손상된 급성 요추 염좌일 수도 있다. 다만 통증을 참고 계속 무리하면 손상이 더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증이 발생했다면 무리한 활동은 피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냉찜질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후에도 통증이 이어진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니라 디스크 질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물건을 든 뒤 허리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다리 저림이 나타난다면 척추질환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허리를 펴기 어렵거나 걷는 것이 불편한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 반복해서 허리를 삐끗하는 경우도 진료가 필요한 신호일 수 있다.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면 생활습관 교정과 비수술적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허리를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힘을 아끼는 것보다 올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이다. 물건은 허리가 아닌 다리로 들고, 차에 탈 때는 몸 전체를 함께 돌리는 작은 습관이 척추에 쌓이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리 저림,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박기철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 과장.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