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의 한 지역에서 3년 전 폭풍 피해로 구부러진 다리를 위험천만하게 계속 건너는 운전자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돌아가는 길보다 시간이 단축된다는 이유에서다.
21일(현지시간) 그리스 매체 스카이(Skai)와 미국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라리사 지역의 피네이오스강에 위치한 팔라이오피르고스 교량은 폭풍 피해로 휘어진 상태이지만 여전히 통행이 계속되고 있다.
이 다리는 팔라이오피르고스 마을과 알렉산드리니 마을을 잇는 주요 통로다. 지난 2023년 9월 지중해를 강타한 폭풍 '다니엘'이 몰아친 이후 상판이 심하게 내려앉았다. 당시 홍수로 인해 차량 통행을 받쳐주는 콘크리트 상판이 침식됐으나 아직 교체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교량은 기술적으로 통행이 금지된 상태지만 대체 도로가 마땅치 않아 운전자들의 이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강 건너편에 농경지가 있는 지역 농민들에게는 필수적인 이동 경로여서 통행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팔라이오피르고스 마을 관계자는 “다리가 통제되면서 키사보스 방향 직통 노선이 막혔고, 운전자들은 국도를 통해 최대 30km를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한 주민은 “먼 길을 다 돌아갈 수 없다”며 “매일 목숨을 걸고 다닌다”고 토로했다.
정치권에서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 국회의원은 교통기반시설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다시 폭풍이 불어 피네이오스강이 범람할 경우, 찌그러진 다리가 물막이 역할을 해 강물이 넘쳐 마을이 침수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편 2023년 9월 그리스를 덮친 폭풍 다니엘은 하루 동안 일부 지역에 750mm의 폭우를 쏟아부었으며, 약 21억 400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3조 1400억 원) 규모의 재산 피해와 17명의 사망자를 냈다. 현재 당국은 다리 재건설 계획을 승인했으나 아직 실제 공사에는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