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풍력발전 설비·터빈 전문기업 유니슨이 국내 최강의 해상풍력 사업개발사인 명운산업개발을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이하고,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미래 비전을 전격 발표했다. 지난 20여 년간 국내 풍력 터빈 제조 시장을 개척하며 축적해 온 독보적인 기술 역량에 명운산업개발의 사업 개발 및 파이프라인 추진력을 더해 대한민국 풍력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유니슨은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바람으로 만드는 대한민국 에너지의 미래'를 주제로 회사의 중장기 사업 전략과 2030 성장 비전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니슨 김병주·권정민 공동 대표이사를 비롯해 황진수 사업본부장, 대주주인 명운산업개발 정종영 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이 참석해 대주주 변경 이후의 경영 시너지와 육·해상 풍력발전 시장 공략 방안을 상세히 설명했다.
유니슨은 지난 2000년대 초반 국내 최초로 750㎾급 풍력 터빈을 자체 생산한 이래, 대한민국 풍력 산업의 역사를 써내려온 대표 기업이다. 그러나 국내 풍력 시장은 제도적 한계와 정책적 정체로 인해 성장 속도가 더뎠다. 2025년 말 기준 국내 전체 발전 설치 용량 150GW 중 풍력 발전은 약 2GW로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해, 평균 15%에 달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주요국 대비 현저히 뒤처진 상황이 반영됐다.
이러한 열악한 대외 환경과 기술력 대비 시장의 저평가를 극복하기 위해 유니슨은 명운산업개발과의 전략적 결합을 선택했다. 2026년 초 유니슨의 최대주주가 된 명운산업개발은 낙월해상풍력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국내 최고 해상풍력 개발 전문기업이다.

김병주 유니슨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풍력 역사와 함께 성장한 임직원들의 역량에도 불구하고 대외적 상황과 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저평가가 아쉬웠다”며 “육상풍력의 확장과 명운산업개발이 보유한 든든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선진 기술 라이선스 도입과 해외 프로젝트 지분 투자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적극 뻗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명운산업개발 정종영 사장 역시 대주주로서의 인수 배경과 시너지에 대해 강력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정 사장은 “풍력 프로젝트에서 터빈은 전체 수익과 비용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로, 자본지출(CAPEX)의 30~35% 및 20년간의 운영유지(O&M) 비용을 좌우한다”며 “유니슨은 25년 이상 풍력 기술을 축적해온 '국내 풍력 사관학교'로서 독보적인 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명운의 사업 개발 능력과 유니슨의 터빈 제조 경쟁력, 삼해ENC의 시공, 한산마리타임의 선박, O&M까지 이어지는 국내 유일의 완벽한 풍력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며 “한빛, 광평, 여수, 인천 등 명운이 추진 중인 2GW 이상의 해상풍력 사업지 중 한빛해상풍력 프로젝트 하나에서만 유니슨 터빈 공급을 통해 최소 5000억 원 이상의 매출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슨은 정부의 '풍력 발전 활성화 전략'에 발맞춰 육상 시장에서의 지배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2GW 수준인 육상풍력을 2030년까지 6GW, 장기적으로 12GW까지 확대하고 국내 생산 터빈 300기 이상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공공주도 계획입지 제도 도입과 국산 공급망 강화 정책은 유니슨에게 커다란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진수 유니슨 사업본부장은 “계획입지 제도가 도입되면 인허가 기간이 단축되고 개발 리스크가 획기적으로 줄어들어 시장 보급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유니슨은 계획입지, 공공 트랙, 자체 개발 사업, 그리고 노후 발전단지 대상 리파워링(Re-powering) 시장까지 포함해 총 780㎿ 규모의 육상풍력 사업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니슨은 2025년 하반기 육상풍력 고정가격입찰에서 36㎿급 영암 3호 풍력 사업이 낙찰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자체 개발 중인 30㎿규모의 영암 4호 풍력 및 40㎿규모의 강릉 안인 풍력 사업도 인허가 막바지 단계에 있어 내년 중 1개 이상의 자체 프로젝트 착공이 기대된다.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기술 자립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추진한다. 첫 째는 정부와 유니슨이 약 700억 원을 투입해 공동 개발한 '10㎿ 국산 해상풍력 터빈'이다. 국내 풍황 조건에 최적화된 이 터빈은 현재 실증 시험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실증을 완료하고 2027년 1월 국제 인증을 취득한 후 202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상용 보급에 나설 예정이다.
두 번째 트랙은 세계적 검증을 마친 '15㎿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의 기술 이전이다. 단순 조립이나 판매에 그치지 않고 유니슨 자체 브랜드로 인증, 국내 제조, 품질 관리, 설치, O&M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균등화발전원가(LCOE)를 대폭 낮추고 프로젝트의 경제성과 금융 신뢰성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유니슨은 10㎿ 국산 모델과 15㎿급 글로벌 기술 이전 모델을 앞세워 약 4.5GW 규모의 해상풍력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유니슨은 단순 제조를 넘어 풍력발전 단지의 20년 운영을 책임지는 O&M 사업을 또 다른 핵심 성장 축으로 육성한다. 회사는 이번 달 해상 O&M 필수 장비인 선원운송선(CTV) 계약을 전격 완료했으며, 명운산업개발이 개발하는 낙월 및 한빛 해상풍력단지의 O&M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더불어 AI 기반의 중앙 모니터링 센터를 구축해 전국 발전 단지를 24시간 실시간 감시하고 고장을 사전 예측하는 스마트 O&M 플랫폼을 완성할 계획이다. 자체 물류 허브 조성을 통해 핵심 예비 부품을 신속히 공급함으로써 발전소 가동률을 극대화하고 운영 비용은 최소화할 예정이다.
유니슨은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제품 경쟁력 △생산 경쟁력(해상풍력 신규 생산 시설 구축) △O&M 경쟁력 △R&D 역량 등 4대 핵심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황진수 상무는 “사업 개발부터 설계, 제조, EPC, O&M으로 이어지는 풍력 전주기 역량을 바탕으로 2030년 매출 1조 원 달성 목표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풍력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니슨은 이사회 결의를 갖고 기업가치 제고 일환으로 주당 500원 주식 5주를 주당 2500원 주식 1주로 병합키로 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이는 9월15일 주주총회를 열고 확정한다. 신주는 10월22일 상장 예정이다. 발행주식총수는 현재 2억5940만주에서 5200만주 가량으로 줄어든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