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운 여름철 즐겨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아아)는 설탕이나 시럽을 넣지 않는다면 칼로리와 당류가 거의 없어 당뇨병 환자나 전당뇨 단계의 사람들에게 비교적 부담이 적은 음료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이 있는 일부 사람의 경우, 오후 늦게 마신 커피가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카페인의 체내 반감기는 일반적으로 5~6시간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인의 유전적 특성에 따라 대사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 일부 사람은 카페인을 천천히 분해하는 체질로, 늦은 오후에 섭취한 카페인이 밤까지 체내에 남아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가 증가하고, 이 과정에서 간이 포도당을 방출하는 양이 늘어나 다음 날 아침 공복혈당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반응은 특히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제2형 당뇨병 환자나 전당뇨 단계의 일부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인슐린 민감성을 낮추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국 듀크대 의과대학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카페인을 섭취했을 때 평균 혈당이 상승하는 경향이 관찰됐다. 다만 연구진은 개인별 반응 차이가 크기 때문에 모든 환자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여름철에는 탈수도 혈당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하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는 체내 수분 부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농축되고 혈당 관리에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나 전당뇨인의 경우 카페인 음료는 가능한 오전이나 점심 식사 직후에 마시고, 오후 늦은 시간 이후에는 섭취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또한 커피를 마신 뒤에는 물을 함께 충분히 마셔 수분 손실을 보충하고, 자신의 혈당 변화를 꾸준히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페인에 대한 반응은 개인차가 크다. 동일한 양의 커피를 마셔도 혈당 변화가 거의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부는 공복혈당이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획일적인 기준보다는 혈당 측정 결과와 수면 상태 등을 함께 살펴 자신에게 맞는 커피 섭취 습관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