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북한군 3만명 접경지 추가 배치 준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EPA 연합뉴스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최대 3만명의 병력을 추가로 파견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주장했다. 실제 추가 파병이 이뤄질 경우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군 파병 규모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3만명의 병력을 추가로 받기를 원하고 있다”며 “지난 6월부터 러시아 보로네시 지역에서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로네시는 러시아 남서부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추가 병력뿐 아니라 군사 장비 지원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러시아에 추가로 이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는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북한 미사일 사정권에 있는 아시아 국가 모두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북한이 전쟁 수행 방식을 배우고 무기를 개량하며 실전 경험을 쌓도록 돕고 있다”며 “북러 간 군사 협력 확대는 유럽은 물론 아시아·태평양 지역 안보에도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추가 파병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 출처나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평양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에는 한쪽이 무력 공격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군사적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등 군사 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병력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지금까지 북한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약 2만명을 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HUR)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초 기준 쿠르스크에 북한군 약 1만4000명이 주둔하고 있으며, 사상자는 7058명(사망 2251명)으로 추산했다.

북러 군사 협력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 18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만났으며,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별군사작전에 보내준 지원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며 북한의 군사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드론과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으며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의 군사 시설과 핵심 인프라를 타격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키이우 등 주요 도시에 대한 미사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상목 기자 mrls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