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지도부가 27일 국회 상임위원회 배정에 불만을 품고 정점식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은 권영진 의원에 대해 자진 탈당을 권유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제명을 포함한 최고 수준의 징계를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는 권 의원의 일탈 행위에 대한 징계 논의가 주를 이뤘다”며 “당 지도부는 이견 없이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혔다.
지도부에서는 권 의원에 대해 최고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 수석대변인은 “권 의원에게 자진 탈당을 권유하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신속히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제명을 포함한 가능한 최고 수준의 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사자 소명 등 절차적 완결성을 확보하기 위해 이날 즉시 윤리위에 징계 개시를 요구하지는 않기로 했다. 현재 중앙윤리위원회에는 외부 단체가 제출한 권 의원 징계 요구안이 접수된 상태다.
박 수석대변인은 “권 의원이 원내대표의 멱살을 잡고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을 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보수의 품격과 당 리더십을 훼손한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를 유야무야 넘기거나 경징계에 그칠 경우 제2, 제3의 유사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중징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은 당 기강을 바로 세우고 향후 당 운영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사례와의 형평성, 재발 방지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당헌·당규가 규정한 강력한 수준의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데 지도부 누구도 이견이 없었다”며 “이 문제를 당권파와 비당권파라는 왜곡된 프레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 안팎에서는 권 의원에 대한 중징계와 함께 사실상 자진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원외당협위원장 40여 명도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 권 의원 징계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윤리위가 즉각 조사에 착수해 일벌백계 차원의 최고 수준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의원은 사태 발생 나흘 만에 정점식 원내대표를 직접 찾아 사과했다. 앞서 당 의원 단체대화방을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대구시당위원장직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데 이은 후속 조치다.
권 의원은 10여 분간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제 언행은 이유를 불문하고 모두 제 부족함이자 잘못”이라며 “정 원내대표께서 사과를 흔쾌히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은 너무나 큰 실수였다. '내가 아직 인격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멀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며 “주말 내내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하며 울먹이기도 했다. 다만 탈당 의사를 묻는 질문에는 “이 정도로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날 정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전 기자들과 만나 “지난주 불미스러운 일로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지난 사감을 모두 잊고 국민의 삶과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원내대표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