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펀드 5개 중 1개 AC가 운용하지만…결성액 비중은 5.6%

정부가 초기 창업기업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액셀러레이터(AC·창업기획자)의 모태펀드 참여를 늘리고 있지만, 실제 운용 자금 규모는 전체의 6%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투자 전문기관인 AC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전용 출자 재원과 별도 평가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KAIA)가 벤처투자종합포털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기준 존속 중인 모태 출자 펀드는 총 1267개, 결성금액은 41조3340억원이다.

이 가운데 AC가 결성한 펀드는 238개로 전체의 18.8%를 차지했다. 반면, 결성금액은 2조3284억원으로 전체의 5.6%에 불과했다. 모태 출자 펀드 5개 가운데 1개를 AC가 운용하지만, 자금 규모는 20분의 1 수준에 머문 셈이다.

펀드 규모 차이도 컸다. AC가 결성한 모태 출자 펀드의 평균 규모는 98억원인데 비해, AC 이외 다른 운용사가 결성한 펀드의 평균 규모는 약 379억원이다. AC 펀드 평균의 3.9배에 달한다.

모태펀드 참여 기회도 일부 운용사에 집중됐다. 등록 AC 508개사 가운데 모태펀드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한 곳은 83개사(16.3%)뿐이다. 나머지 425개사(83.7%)는 모태펀드 재원을 활용한 경험이 없다. 참여한 83개사 가운데서도 62개사는 펀드당 평균 결성 규모가 100억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선정되는 펀드 수는 줄고 규모는 커지는 흐름도 나타났다. AC가 결성한 모태 출자 펀드는 2024년 49개(4592억원)에서 올해 32개(4239억원)로 감소했다. 전체 결성금액 감소폭은 크지 않았지만 평균 펀드 규모는 94억원에서 132억원으로 늘어 자금이 소수 운용사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모태펀드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누적 운용 규모와 투자·회수 실적, 민간 출자금 확보 능력 등을 중시하는 평가체계를 꼽는다. 공공자금인 만큼 운용 안정성과 회수 가능성을 중시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이 같은 기준이 대형 펀드 운용 경험이 많은 VC에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 소액 다건 투자에 특화된 AC는 구조적으로 불리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CI.
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 CI.

이에 따라 업계는 단순히 AC 출자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출자 구조와 평가방식도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AC 전용 출자 재원을 확대해 초기투자 분야를 별도로 운영하고, 모태펀드 운용 경험이 없는 창업기획자를 위한 '루키 AC' 트랙을 신설해 신규 운용사의 진입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운용사 평가에서도 누적 운용자산과 회수 실적 뿐만 아니라 초기기업 발굴 실적, 최초 기관투자 비중, 후속 투자 유치율, 보육 성과 등 AC의 역할과 성과를 반영하는 별도 평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초기투자는 AC가, 성장투자는 VC가 맡는 투자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화성 한국초기투자액셀러레이터협회장은 “현재 평가 방식은 대형 펀드 운용 경험과 회수 실적이 많은 일부 운용사에 자금이 반복적으로 집중되는 구조”라며 “AC에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초기기업 발굴과 보육이라는 역할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경쟁 체계를 마련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C 전용 재원을 확대하고 신규 AC의 진입 기회를 넓혀 AC가 초기투자를 맡고 VC가 성장투자를 이어가는 선순환 투자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태출자펀드 내 창업기획자(AC)  현황
모태출자펀드 내 창업기획자(AC) 현황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