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국내 랜섬웨어 공격이 업종이나 민·관, 규모를 가리지 않고 창궐하다시피 늘었다고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올해 1~6월 공식 접수된 랜섬웨어 신고는 145건으로, 지난해 상반기(82건) 대비 76.8% 늘었다.
기관이나 기업 성격상 피해를 입거나, 공격뒤 협박 상태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곳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볼때 실제 공격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랜섬웨어 피해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공산이 크다.
랜섬웨어가 일부 기업의 전산 장애를 넘어 산업 전반을 뒤흔들 치명적인 재앙 요소로 부상한 것이다.
공격 대상과 방식도 한층 정교하고 광범위해졌다. 교육, 제약, 제조, IT, 법률 등 업종과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전 산업군에 무차별 폭격이 가해지고 있다. 교육업체 가상서버 수백 대가 암호화되고 제약사의 주문·출고 및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이 마비되는가 하면, 핵심 기술 도면과 안전 인증서 같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유출돼 다크웹에 공개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공격자들은 파일 암호화를 넘어 탈취한 정보를 미끼로 금전을 요구하며 기업을 막다른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교묘히 활용해 탐지를 회피하고, 공격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고도화된 수법까지 등장해 위협 수준은 극에 달하고 있다.
현대 암호기술의 특성상 일단 감염돼 정상적으로 암호화가 진행되면 사후 복구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해커의 기술적 실수에 기대는 사후 대책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랜섬웨어 대응의 핵심은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는 철저한 방어 체계 구축이다.
기존 알려진 악성코드를 가려내는 안티바이러스(백신)만으로는 신종·변종 공격을 막는 데 한계가 명확하다. 파일의 이상 변조나 암호화 행위를 실시간 감시하는 안티랜섬웨어 체계를 이중삼중으로 구축해 촘촘한 방어선을 쳐야 한다.
민간기업 스스로 대비와 함께, 보안 전담 인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전문 지원 기관의 적극적인 역할도 절실하다. KISA 등 보안 유관 기관은 AI 기반 실시간 위협 정보 공유와 예보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AI 공격에는 AI를 활용한 더 빠르고 능동적인 사전 경보와 빈틈없는 예방 인프라로 맞서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분석과 원인 제거는 물론, 동일 취약점을 통한 재공격을 막는 밀착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 정부와 기업, 보안 기관이 원팀으로 움직여 선제적 사전 예방 체계를 견고히 할 때다.

editoria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