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KT 펨토셀 해킹사고에 부과한 과징금의 실효 부과율이 0.9% 수준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유심정보 유출을 겪은 SK텔레콤에 적용된 1.4%대보다 낮은 제재 수위다. 피해 규모가 국지적이고 유출 정보도 제한적이라는 점이 감안됐다. 다만 실질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가중 요소로 반영됐다.
개인정보위는 30일 KT 과징금 산정기준과 관련해 “지난해 유사 사례에서 수천만명의 유출 피해가 발생한 것과 달리 확정된 피해규모가 1만6647명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유출된 개인정보의 유형과 규모에서 차이가 있어 중대성 판단이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펨토셀 해킹으로 개인정보 유출 및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한 KT에 과징금 539억7900만원을 부과했다.
제재 수위를 가른 것은 위반행위 중대성 판단 여부다.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따라 매우 중대한 위반은 2.1~2.7%, 중대한 위반은 1.5~2.1%의 기준율이 부과된다.
개인정보위는 SK텔레콤에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를 적용한 반면, KT는 이보다 한단계 낮은 중대한 위반행위로 분류했다. 유출 인원이 SK텔레콤(2324만명)의 2000분의 1 수준에 그친데다 유출 정보 유형도 전화번호·가입자식별번호·단말기식별번호 3종으로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번 사고로 무단 소액결제 등 2차 피해가 발생한 점은 위법성 판단에서 상향 요인으로 작용했다.
개보위는 과징금 산정기준 매출액을 펨토셀 관련 매출 범위로 좁혀야 한다는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개인정보위는 KT의 5G·LTE 서비스 매출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했다. 여기서 피해와 무관한 법인회선·로밍·과금을 제외한 관련 매출액은 약 5조9900억원으로 산출했다. 이에 따라 가중·감경요소를 반영한 실질 부과율은 0.9% 수준으로 추산됐다.

재무 관점에서 KT의 과징금 리스크는 일단락됐지만, 실적 부담은 불가피하다. 과징금은 영업외손익의 비경상 손실로 처리될 전망이며, 이르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 지난해 부동산 개발의 역기저로 올 2분기 영업이익이 40%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KT로서는 과징금 선반영시 감소폭이 더 커진다. KT는 비용인식 시기와 회계처리 항목은 외부감사인 등과 협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신업계에선 KT의 행정소송 제기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사회가 수백억원대 과징금을 다투지 않고 수용할 경우 배임 논란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기존 법정 상한액으로 거론됐던 1900억원대 과징금 폭탄은 피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유출 규모에 비해 제재 수위가 높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KT는 심결서를 수령하는대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후 관련 입장을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KT는 “이번 처분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개인정보보호 체계 전반을 원점에서 재정비하고 보안 투자를 확대하는 등 재발 방지와 고객 신뢰 회복에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