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암 데이터·AI 결합, 지금이 세계 선도할 골든타임”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문 국가 단위 암 데이터를 보유했다. 여기에 치료·생존·유전 정보를 결합한 인공지능(AI)을 개발한다면 한국이 세계 의료 AI를 선도할 수 있다. 이미 앞서 있는 지금이 투자해야 할 시점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가 향후 국가 암 관리와 정밀의료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는 국가암등록 데이터를 넘어 진료·의료영상·병리·유전체 정보를 결합한 'AI-레디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할 국가 암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2028년까지 암 환자 1만명 규모 멀티모달 데이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정형화된 진료기록뿐 아니라 영상, 병리, 유전체 등 비정형 데이터를 환자 단위로 연결해 AI 학습에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양 원장은 서울대병원 암병원장 등을 지낸 위암 분야 권위자다. 2024년 11월 국립암센터 제9대 원장으로 취임해 현재 국가 암 관리와 연구·진료를 총괄하고 있다.

양 원장은 암 특화 AI 개발·검증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국가암데이터센터를 '국가AI·암데이터센터'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봤다.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5년간 총 461억원 예산을 기획예산처에 요청했다.

양 원장은 국립암센터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체계적인 암 데이터'로 꼽았다. 국립암센터는 암 발생 정보를 담은 국가암등록 데이터를 중심으로 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유한 치료 정보, 통계청의 사망·생존 정보를 결합했다. 여기에 차세대 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유전 정보까지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 원장은 “암 등록 정보만으로는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았고 얼마나 생존했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 정보, 생존 정보, 유전 정보까지 결합하면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았을 때 어떤 경과를 보이는지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 등록, 치료, 생존 데이터를 국가 단위로 결합할 수 있는 국가는 많지 않다”며 “완성도 높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면 암 AI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는 현재 'K-CURE' 사업으로 공공 암 데이터를 구축·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11개 병원과 암 환자 약 8만명의 임상·유전체 데이터를 구축하는 'CURE-NGS' 사업도 시작했다.

국립암센터가 개발할 암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새로운 항암제 후보 발굴부터 환자별 치료제 선택, 재발과 예후 예측, 희귀암 연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특정 병원이나 한정된 연구자만 사용하는 모델을 넘어 연구자와 기업이 함께 활용하는 공공 AI 기반으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국가암·AI데이터센터는 국제 공동연구를 위해 데이터를 직접 주고받지 않고도 클라우드 기반에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연합학습 환경을 지원한다.

양 원장은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지역 병원의 진료 역량을 높이는 데 AI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지역 환자가 치료 정보를 들고 서울로 올라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울에서 받은 치료·검사정보를 지역 기관으로 쉽게 이동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 의료기관의 치료 역량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에게 신뢰를 주고 국립암센터가 표준치료를 지원하는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원장은 지금이 한국의 암 AI 경쟁력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라고 봤다.

그는 “암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과 국가암·AI데이터센터 구축 혜택은 분명히 국민과 인류에게 돌아간다”며 “철저한 데이터 보호와 익명화 체계 안에서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