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품 수급난 여파로 글로벌 PC 시장에서 대형 브랜드 쏠림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바잉 파워(구매력)를 앞세운 상위 기업이 부품 선제 확보에 나서면서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노트북 패널 구매에서 레노버·HP·델·애플·에이수스·에이서 등 글로벌 PC 상위 6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4%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공급망 차질이 빚어졌던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상위 6개 브랜드의 노트북 패널 구매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2024년 71.1%에서 지난해 78.4%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80%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전체 패널 물량 중 대다수를 6개 제조사가 독식하는 구조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가 부품 수급난에 대비하기 위해 상반기에 대규모 선주문을 단행한 점이 비중이 높아진 원인으로 풀이된다.
올해 노트북 패널 출하량 중 53%가 상반기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했다.
대형 브랜드와 중소 업체 간 부품 조달 격차는 확대됐다. 대형 기업은 바잉 파워를 기반으로 물량을 선점한 반면 중소 업체는 핵심 부품 납품 기간(리드타임)이 늘어 제품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다.
부품 확보 불균형이 PC 생산력 격차로 이어지면서 상위 기업은 공급을 확대하고, 하위 업체는 시장 점유율이 더욱 감소하는 빈익빈 부익부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린다 린 옴디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주요 부품 납기가 리드타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올해 소규모 PC 브랜드는 어려운 공급망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옴디아는 부품 수급 불안과 완제품 가격 인상이 하반기 PC 시장 변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조사의 부품 공급 부족 대응력과 제조 원가 상승에 따른 PC 출고가 인상이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옴디아는 “주요 PC 브랜드는 2분기에 소매 가격을 15~30% 인상했다”며 “이같은 점이 수요 감소와 시장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