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中 핵전력 1위 광둥성, 다시 한번 에너지·AI 산업 지형 바꾼다

'원전+컴퓨팅 파워' 시대 본격화

[테크 차이나] 中 핵전력 1위 광둥성, 다시 한번 에너지·AI 산업 지형 바꾼다

중국 최대 원전 산업 지역으로 꼽히는 광둥성이 다시 한번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발전 구도를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규모 모델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막대한 컴퓨팅 파워 수요가 발생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을 갖춘 원자력이 미래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는 지난 3일 중국광핵그룹(CGN) 광둥 타이핑링(太平岭) 원자력발전 프로젝트 2호기가 정식으로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大?区) 최초의 '화룽1호(华龙一号)' 원전 프로젝트 1단계가 전면 완공 및 가동에 돌입했다.

이번 2호기는 중국이 독자 개발한 3세대 원전 기술인 '화룽1호'를 적용한 시설이다. 핵심 설비 국산화율은 90%를 넘으며, 1기당 정격 발전 용량은 약 120만㎾에 달한다.

청정하면서도 안정적인 기저 전력원인 원자력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핵심 에너지 자원이다. 중국 원전 산업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에서 운영 중인 원자력 발전 설비 용량은 6252만㎾에 달했으며, 중국이 새롭게 발표한 '제15차 5개년 계획' 신형 전력 시스템 구축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약 1억1000만㎾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광둥성은 중국 내 '원전 1위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원전 프로젝트 집중도, 건설 및 운영 규모, 산업 생태계 측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을 갖추고 있다. 현재 광둥성은 원전 설계, 장비 제조, 건설, 운영 관리까지 이어지는 완성도 높은 산업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광둥성 원자력 발전량은 573억1000만㎾h를 기록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타이핑링 원전 1단계 사업이 모두 가동됨에 따라 두 개 원자로는 국내 원전 평균 이용 시간을 기준으로 연간 180억㎾h 이상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약 200만명 규모의 인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에 해당하며, 연간 약 1663만톤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효과도 기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에너지 공급 확대를 넘어 중국이 추진하는 'AI 시대 에너지 전략'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급속한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폭증하고 있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과정에서는 막대한 GPU 연산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24시간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전력이 필수다.

그러나 풍력과 태양광 등 기존 재생에너지는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에도 날씨와 시간대에 따라 발전량 변동성이 크다.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고부하 시설이 요구하는 7일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자력은 AI 산업 발전의 새로운 기반 에너지로 부상하고 있다. 원전은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탄소 배출량도 적어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지원하는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광둥성의 경우 이러한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중국 남방전망공사 광둥전력망 자료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광둥성 내 309개 데이터센터 총 전력 소비량은 59억7400만㎾h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1.15% 증가한 규모다.

특히 국가급 데이터센터 집적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는 사오관(韶关)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같은 기간 무려 409.10%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전력 지원 인프라 수준은 향후 컴퓨팅 산업 운영 비용과 안정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AI와 에너지 산업의 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에너지국, 공업정보화부, 국가데이터국 등 4개 부처는 '인공지능과 에너지 양방향 역량 강화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원자력 발전 시설과 컴퓨팅 인프라 간 직접 연계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원전+컴퓨팅 파워' 모델이 AI 산업 에너지 소비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해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광둥성은 이미 이러한 미래 전략에 착수했다. 광둥성 제15차 5개년 계획에서는 원자력 발전을 “적극적이고 안전하며 질서 있게 발전시키겠다”고 밝히며, 타이핑링 원전, 루펑(?丰) 원전, 롄장(廉江) 원전 등 주요 프로젝트 건설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차세대 원전 기술도 적극 배치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또 “건설 중인 프로젝트, 착공 예정 프로젝트, 규제 계획에 포함될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롤링 발전 방식”을 통해 원전 산업의 장기 성장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광둥성뿐만 아니라 저장, 산둥, 랴오닝, 광시, 하이난, 푸젠 등 중국 연해 지역도 대형 원전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안후이와 후베이 등 내륙 지역은 미래 에너지 기술 선점을 위해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제15차 에너지 발전 계획에 포함시키며 차세대 에너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AI 시대 경쟁력은 더 이상 알고리즘과 데이터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 에너지 효율성이 새로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추진하는 '원전+컴퓨팅 파워' 전략은 에너지 산업과 디지털 산업의 결합을 통해 미래 AI 경제의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광둥성의 실험이 향후 중국뿐 아니라 글로벌 AI 인프라 경쟁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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