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출발한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PC, 웨어러블, 차량, 증강현실(XR)을 아우르는 멀티 디바이스 인공지능(AI)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4일 퀄컴 자체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61%는 스냅드래곤을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경험 향상의 핵심 요소로 평가했다.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됨에 따라 고성능 프로세서 자체의 처리 능력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을 인식하고 복수의 기기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지능형 통합 경험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퀄컴은 지난 7월 22일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6'을 통해 이러한 생태계 확장 전략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신규 갤럭시 라인업에는 스마트폰용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비롯해 웨어러블 전용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 스마트 글래스용 '스냅드래곤 AR1 1세대'가 각각 탑재됐다.
현재 세계적으로 35억대 이상의 스냅드래곤 기반 디바이스가 운용 중이다. 퀄컴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신경망처리장치(NPU), 통신 모듈을 단일 시스템 레벨에서 최적화하는 플랫폼 전략을 지속 전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폼팩터 전반에서 일관된 AI 처리 능력과 연결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칩셋인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퀄컴 오라이온(Oryon) CPU를 기반으로 전력 효율 제어와 정교한 온디바이스 AI 연산을 지원한다. 지능형 카메라, 게임 그래픽 최적화, AI 기반 5G·Wi-Fi 연결 기능이 적용됐으며, 최대 8K 60fps 영상 재생 및 AV1·H.265 코덱 지원으로 고화질 미디어 재생 시 전력 소모를 최적화했다.
웨어러블 및 XR 디바이스 분야로의 확장도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 스마트워치나 증강현실(AR)글래스는 센서로 데이터(심박수, 수면, 걸음 수 등)를 수집한 뒤 스마트폰으로 보내 처리하는 단순 보조 기기 성격이 강했다. AI 기능 역시 데이터를 서버(클라우드)로 보내 결과를 받아오는 방식이 많아 반응 속도 지연, 통신 연결 필수,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의 한계가 있었다.
온디바이스 AI 기술 발전은 이런 문제를 빠른 속도로 극복하고 있다. 헥사곤 NPU 기반으로 기기가 고난도 AI 연산을 실시간 처리 가능하다. '갤럭시 워치9'와 '갤럭시 워치 울트라2'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웨어 엘리트는 첨단 멀티 센서 융합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생체 신호와 주위 환경을 모니터링한다.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제품군에 적용된 '스냅드래곤 AR1 1세대'는 초경량·저전력 설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안경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칩셋 자체의 패키징 사이즈(PCB 면적)를 극도로 줄인 전용 설계가 적용됐다. 무거운 3D 그래픽 연산 대신 카메라 시각 인식, 실시간 통번역,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데이터 표시, 온디바이스 AI 음성 연동에 초점을 맞추어 전력 효율과 초경량 폼팩터 구현을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모바일 시장의 경쟁 축이 단순 개별 기기의 스펙 싸움에서 스마트폰·스마트워치·스마트글래스·PC 등을 하나로 묶는 '온디바이스 AI 생태계 완성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