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中 스마트폰 가격 폭등…AI·5G로 모바일 산업 패러다임 전환 모색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개통 이래 가장 유례없는 가격 폭등 파동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반년간 수면 아래에서 지속돼 온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나며, 지난 10년간 모바일 산업을 지배해 온 생태계 패러다임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형 AI 이미지.

리처드 유(余承东) 화웨이 테크놀로지 그룹 BG 이사장은 최근 공식 석상을 통해 “현재 대다수 제조사가 적자를 감수하며 기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메모리 원가 통제 불능 상황으로 인해 전 수량 가격 인상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며 향후 저가형 스마트폰 시장을 지켜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업계 선두주자의 이 같은 인상 선언과 맞물려 중국 시장은 이미 가파른 가격 상승을 체감하고 있다. 샤오미는 샤오미 17 시리즈 및 Redmi K 시리즈 등 주력 라인업 출하가를 일제히 300~500위안 인상하며 올해 들어 세 번째 가격 조정을 단행했다. 화웨이 nova, 원플러스, iQOO 등 주요 중국 브랜드 역시 연속적인 가격 상향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중고가 기종 누적 인상 폭은 이미 1000위안을 돌파했다.

이번 가격 폭등 파동의 가장 기이한 점은 AP 성능 향상, 카메라 센서 교체, 배터리 용량 증대 등 납득할 만한 스펙 향상이 전혀 없음에도 제품 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현상의 발원지는 중국 완제품 제조사가 아닌 글로벌 부품 공급망에 있다.

2025년 3분기부터 가속화된 D램 및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 폭등은 2026년 상반기에 이르러 최고조에 달해 프리미엄급 메모리 반도체 단가는 최고 3배, 범용 모바일 메모리 역시 2배 이상 급등했다. 이번 원가 상승 본질은 생산 능력 부족이 아닌 글로벌 반도체 거두들의 전략적 생산 라인 전환에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핵심 제조사들이 한정된 선진 공정 자원을 고부가가치 AI 서버 및 데이터센터용 HBM·D램으로 대거 전환함에 따라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이로 인해 400달러 이하 중저가형 스마트폰 라인업 직격탄을 맞았으며, 중국 제조사들은 원가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OLED 디스플레이 대신 LCD를 탑재하거나 IP68 방수·방진 사양을 대거 삭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6년 글로벌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2% 이상 폭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 국면이 단순한 부품 파동을 넘어 중국 스마트폰 산업 체질을 바꾸는 기점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 10년간 시장을 지배해 온 고성능 칩세트·고화질 카메라·고용량 메모리 중심의 단품 스펙 싸움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IDC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하며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업계가 제시한 새로운 산업 표준이 바로 '신 클라이언트'와 '대규모 클라우드'라는 패러다임이다. 단말기 자체는 입출력 및 최소한의 온디바이스 연산만 담당하도록 슬림화하고, 고성능 AI 연산, 복잡한 데이터 처리, 멀티태스킹은 네트워크 너머 거대한 클라우드 인프라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방식이다.

과거 4G 시절 시도됐다가 기술적 한계로 사라졌던 클라우드폰 개념을 다시 부활시킨 주역은 중국 강점인 5G 초저지연 네트워크망과 AI 에이전트 기술 결합이다. 초저지연 전송 기술이 클라우드와 데이터 병목을 제거했고, AI 에이전트가 단말기 인터페이스를 대화형 서비스로 재정의했다.

특히 이 혁신 주도권이 제조사에서 초대형 클라우드 및 네트워크 자원을 보유한 중국 3대 이동통신사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싱샤오천(星小辰)' AI 에이전트 기반 대화형 클라우드폰을 도입했고, 차이나유니콤은 MWC에서 세계 최초로 'AI+eSIM' 클라우드 단말을 발표하며 PC 등 전 제품군에 걸친 클라우드 협업 생태계를 완성했다. 차이나모바일도 능동형 AI 엔진 '영희(灵犀) 에이전트'를 구축해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능동적 상황 인식 및 실행까지 클라우드에서 완결짓는 체계를 갖췄다.

쉬하오(徐晧) 퀄컴 글로벌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스마트폰을 수동적 도구에서 능동적 집행 기기로 바꿀 것”이라며 “완벽한 AI 경험을 위해서는 온디바이스, 엣지, 클라우드의 3개 레이어 연산 협력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중국 내 차세대 AI 클라우드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1.6% 폭증한 1억47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전체 신규 스마트폰 출하량 53%를 차지하는 수치다. 네트워크 음영 지역에서 안정적인 서비스 품질 유지, 클라우드 송수신 데이터에 대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문제 그리고 유료 구독형 비즈니스 모델 정착 등 상용화 과제가 남아있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

2026년 지속되는 스마트폰 가격 폭등 파동은 단순한 물가 인상이 아닌, 하드웨어 덧붙이기 시대에서 클라우드 AI 플랫폼 시대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대한 산업적 진통인 셈이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