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머지포인트 사태' 책임지는 이가 없다

미등록 전자금융업 영업으로 대규모 환불 사태를 촉발한 머지포인트가 오는 31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한 지 5년 만이다.

소멸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피해는 구제되지 못했다. 피해 배상을 위한 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은 결렬됐다. 소비자원이 소송비까지 지원했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배상받지 못했다. 배상을 할 만큼 채무자에게 재산이 많지 않아 강제집행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방관도 머지포인트 피해를 키웠다. 사태 발생 초기 금감원의 관리 감독 부실 문제가 지적됐지만, 올해 초 피해자들에게 포인트 소멸 공지가 이뤄진 뒤에도 '미등록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소비자원에 관련 민원을 떠넘겼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더 나은 선불충전금 거래가 이뤄지는 발판이 됐다. 전례 없는 선불충전금 관리 부실 문제가 드러나며 고객의 선불충전금 보호를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이 개정됐다. 선불결제 시장이 건전하게 운영되도록 법적 기반은 강화됐지만 정작 머지포인트 피해자에 대한 구제는 부재하다.

금융당국도, 머지포인트를 판매했던 이커머스 플랫폼도 손을 놓은 사이 머지포인트는 돈을 더 써야만 포인트를 제한적으로 소진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피해액을 환불하지 않고 황당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본지 기사에는 '이게 아직도 있냐'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는 댓글이 달렸다. 피해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케케묵은 뉴스일지라도, 피해자에게는 끝내 배상받지 못한 돈과 분노를 남긴 사건이다.


머지포인트 사태는 선불전자지급수단 시장이 커지는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 장치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이제라도 늦었지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피해 구제에 나설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도적 공백 속에서 발생한 피해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소비자들의 결제 시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진다.

[ET톡]'머지포인트 사태' 책임지는 이가 없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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