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생명이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요구자본 산출에 회사 자체 위험 특성을 반영하는 내부모형 도입 검토에 나섰다. 지급여력제도는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평가하는 건전성 제도를 말한다.
한화생명과 KB손해보험에 이어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내부모형 구축에 뛰어들면서, 보험업계 자본관리 방식이 표준모형 중심에서 회사별 위험을 정교하게 측정하는 방향으로 고도화되는 모습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PwC컨설팅과 K-ICS 내부모형 도입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내부모형 구축에 필요한 데이터와 위험 산출 체계, 감독당국 승인 요건 등을 점검하고 있는 단계로 전해진다.
내부모형은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에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표준모형 대신 보험사가 자체 통계와 위험 특성을 활용해 요구자본을 산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험사가 실제 위험 수준에 적합하게 자체적으로 요구자본을 산출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앞서선 한화생명과 KB손보가 내부모형 도입을 공식화한 상태다. 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외부 컨설팅을 통해 보험위험 자체 모형을 고도화하며 내부모형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내부모형과 공동재보험 등을 활용해 요구자본을 최적화하고 건전성비율(지급여력·기본자본비율)을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KB손보는 회계법인과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년 보험업권 최초 보험리스크 내부모형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선제 도입한 자체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를 기반으로 자본 산출과 리스크 한도, 스트레스테스트를 경영계획과 상품·투자 의사결정에 연결해 내부모형 승인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내부모형 도입을 검토하고 나선 건 금융당국이 내부모형 활용을 위한 길을 터줬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을 개정해 내부모형 승인 기준을 구체화했다.
내부모형 승인 절차는 감독당국과 사전협의, 승인신청 서류 제출, 기준 충족여부 심사 및 승인 결정 순으로 진행된다. 승인 후에는 감독당국의 정기적인 점검과 회사 자체의 적합성 검증 등 사후관리가 이뤄지게 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이 자체 내부모형을 활용해 요구자본을 산출하게 될 경우 표준모형이 충분하게 반영하기 어려운 회사별 리스크 특성을 보다 정확히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사 리스크관리 체계도 더욱 정교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내년 기본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보험사 내부모형 검토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내부모형 도입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며 “자본을 확충하는 기존 건전성 관리를 넘어 위험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