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복권 수익금의 35%를 특정 기금·기관에 의무적으로 나눠주던 법정배분 체계를 대폭 손질한다. 20년 넘게 유지된 고정 배분 구조를 축소하고 사업 수요와 성과에 따라 재원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정부는 18일 제36차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복권 및 복권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현행 복권법은 2004년 제정 당시 복권 발행체계를 일원화하면서 기존 복권발행기관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복권 수익금의 35%를 10개 기금·기관 등에 의무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기관별 재정 여건이나 사업 성과 변화와 관계없이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구조가 20여년간 이어지면서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복권기금 배분의 경직성을 완화하고 복권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10개 법정배분기관 가운데 8개 기금·기관의 사업을 공익사업으로 전환한다. 앞으로 이들 사업에는 기존 고정 배분 대신 사업 수요와 성과평가 결과 등을 반영해 재원이 배분된다.
과학기술진흥기금, 국민체육진흥기금, 근로복지진흥기금, 중소벤처기업창업 및 진흥기금, 국가유산보호기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산림환경기능증진자금,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이 대상이다.
다만 지방자치단체와 제주특별자치도개발사업특별회계는 기존 법정배분 체계를 유지한다. 당초 해당 재원이 지자체의 자주재원 성격으로 배분돼 왔다는 점을 고려했다. 각각 약 6% 수준으로, 합산 배분율은 약 12%다.
제도 전환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2028년부터 2030년까지 과도기적 특례도 둔다. 복권 수익금 법정배분 비율을 현행 '35%'에서 '35% 이내'로 바꾸고, 성과평가 등에 따른 배분액 조정 폭도 현행 20%에서 40%로 확대한다.
올해 복권기금 사업 규모는 총 3조4028억원이다. 이 가운데 법정배분 사업이 1조1430억원, 공익사업이 2조2598억원이다. 법정배분 규모는 2021년 8103억원에서 지난해 1조1051억원으로 증가했다.
복권위 관계자는 “기존에는 사업 성과가 낮더라도 법정비율에 따라 재원을 반드시 배분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성과가 높은 사업에 더 많은 재원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복권기금 재정배분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