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루프' 오픈소스 승부수…AI 생태계 선점 경쟁 점화

생성형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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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가 AI 모델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는 이른바 '루프 엔지니어링' 실행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개했다. AI 에이전트 경쟁의 무게중심이 '얼마나 똑똑한 모델이냐'에서 '얼마나 정교하게 스스로 도는 시스템이냐'로 옮겨가는 가운데, 이 흐름을 선점하려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딥시크는 최근 최신 모델 'V4-프로'를 선보이면서 '딥시크 하네스(dsh)'를 누구나 내려받아 쓰고 고칠 수 있도록 MIT 라이선스로 공개했다. MIT 라이선스는 상업적 활용을 포함한 가장 제약이 적은 오픈소스 공개 방식이다.

dsh는 AI 모델이 파일 편집, 컴퓨터 명령 실행, 웹 검색, 보조 AI 호출 등 실제 작업을 하도록 지시문을 구성하고, 필요한 도구를 연결한다. 대화 내용을 정리하고, 안전한 실행 공간(샌드박스)에서 작업을 진행하도록 총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공개의 핵심은 dsh가 채택한 '루프' 설계 방식이다. AI 에이전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도구를 실행하고, 그 결과를 살펴본 뒤 다시 판단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작동한다. 이 반복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 최근 AI 에이전트의 성능을 가르는 요소로 부상한 루프 엔지니어링이다.

지금까지 AI 경쟁을 주도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한 번의 질문이나 지시문을 잘 쓰는 요령이라면, 루프 엔지니어링은 에이전트가 내놓은 결과물을 두고 '다음 작업을 언제 실행하고, 언제 결과를 검증하며, 언제 멈출지' 전체 순환 과정을 설계하고 제어하는 방식이다. 모델이 엔진이라면 루프는 그 엔진을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해당한다. 모델이 뛰어나도 루프 설계가 허술하면 에이전트는 같은 작업을 반복하거나 틀린 결과를 그대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잦다.

dsh는 이 루프를 AI 모델, 대화 세션, 실행 공간과 마찬가지로 독립된 부품으로 분리해, 누구나 통째로 교체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열어뒀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개를 도구 배포를 넘어선 전략적 포석으로 본다. 루프 설계 방식은 한번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 이후 등장하는 도구들이 그 틀을 따라가게 되는, 일종의 규격 경쟁이다. 설계 자체를 먼저 열어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쓰고 고치게 하면, 그 과정에서 쌓인 사용 경험과 개선 사례가 생태계로 흡수된다. 규격을 먼저 만든 쪽이 이후 등장할 벤치마크와 개발 관행에서도 기준을 쥘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현재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 오픈AI의 '코덱스' 등 주요 에이전트 도구는 루프 설계를 비공개로 유지하고 있다.

남운성 시선 AI 대표는 “에이전트 성능은 이제 모델 하나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루프 설계에 크게 좌우된다”며 “딥시크는 루프 설계 방식을 오픈소스로 먼저 표준화하는 쪽이 개발자 생태계 확보와 벤치마크 신뢰도 양쪽에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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