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과 반도체·우주·국방 등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기술 이슈를 통해 전자파 기술의 영향력과 기술 패권의 중요성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번 하계종합학술대회가 대한민국이 전자파 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박영철 한국전자파학회장은 20일 “전자파는 단순한 인프라로서의 역할을 넘어 다음 세대 대한민국 주권 확보를 위해 필연적으로 확보해야 할 소버린(Sovereign) 기술 영역이 됐다”며 “산·학·연·관·군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성과를 공유하고 상호간의 역할을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올해 14회째를 맞은 2026 하계종합학술대회는 무선통신부터 우주·국방·위성 영역까지 아우르는 기조강연과 주제강연, 워크숍이 마련됐다. 박 회장은 이번 행사 핵심 키워드로 '협력을 통한 기술 주권 확보'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전자파 기술을 이해하고 가보지 않은 영역을 탐구하는 데 있어 독자적 접근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며 국가·기관·사람간의 협력이 필수”라며 “해외 저명 석학의 기조강연과 국제세션 연사를 통해 국제기술협력 강화를 모색했고, WiM(Women in Microwave) 세션을 통해 전자파 분야 여성과학자들의 기술적·인적 교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시대 통신 분야 새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 경제 역시 전파 산업의 새로운 사업 기반으로 지목했다.
박 회장은 “AI 토큰 사용량을 계량·과금·정산하는 토큰 경제는 본격적인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통신사업자의 주요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며 “6G 통신은 AI 네이티브 네트워크와 끊김없는 연결성을 기반으로, 동적인 환경에서도 안정적 연결이 중요한 토큰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말 개최되는 6G 비전페스타의 프리-6G 시연에 대해서도 기술 지원 의지를 밝혔다.
박 회장은 “6G 통신은 지상과 위성통신을 끊김없이 연결하는 비지상망(NTN) 기술, 센서융합통신(ISAC), 전자파 신호를 원하는 방향으로 조향하는 지능형전파표면(RIS) 기술이 접목되는 거대한 프로젝트”라며 “이는 전자파 능동·수동 소자 설계와 안테나 설계, 레이다 기술이 핵심 기반기술로 뒷받침될 때 가능한 만큼 학회가 기술 선도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ISAC과 RIS 기술은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분야로 꼽았다. 박 회장은 “전파 관련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기반을 모두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분야”라며 “6G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전파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학술대회에 접수된 논문은 880여편, 참가자 수는 2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국내 정보통신기술분야 대표 학회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박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등록과 논문 접수가 이뤄졌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상호 성장을 통해 '오고 싶은 학술대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회는 오는 9월 전자기 스펙트럼 관련 기술과 동향을 다루는 전자기전 워크숍을 열고 '전파AI 연구반'을 신설해 AI와 전자파 기술을 접목하는 과제를 다룬다. 중장기 과제로는 전파 전공 학생의 교육체계를 제시하는 '전파특성화 교육인증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박 회장은 “전파 분야의 첫 시도라 부담은 되지만 산업계와 전파인재의 기술적 눈높이를 맞추고 대한민국 미래 전파 산업을 이끌 전문 인재를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평창(강원)=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