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성의 기술창업 Targeting] 〈407〉 [AC협회장 주간록117] 벤처 세제는 '투자'에서 '회수와 재투자'까지 봐야 한다](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6/19/news-p.v1.20260619.40b00c3bd231452295b21fcfe81b6a64_P3.jpg)
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바라보는 벤처업계 시선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세제는 단순히 기업이나 투자자 부담을 줄여주는 수단이 아니다. 어떤 분야에 자본이 들어가고, 얼마나 오래 머물며, 다시 어디로 이동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책 신호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편안은 민간 벤처투자를 촉진하고 창업기업 성장 기반을 강화하려는 방향성이 비교적 분명하게 담겼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분은 성장 단계 기업 지원이다. 이차전지, 핵심소재, 인공지능(AI), 로봇부품 등 6대 분야에 신설되는 국내 생산세액공제는 딥테크·제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양산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술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반드시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시설을구축과 공급망 확보와 매출 생성 단계에서 훨씬 많은 자본이 필요하다. 세제지원이 연구개발(R&D)에 머무르지 않고 생산과 성장 단계까지 연결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재설계와 성장촉진 점감구조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 지원제도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가 이른바 '지원 절벽'이다. 일정 기준을 넘는 순간 혜택이 사라지면 기업 입장에서는 성장 자체가 단기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성장에 따라 지원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은 기업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완화한다는 측면에서 합리적이다.
지역 벤처생태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 R&D 투자 세액공제 지방 우대,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한 지방 이주수당 지원 등은 수도권 밖에서 기술기업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R&D 인력 확보 문제와 연결된다. 지역 스타트업 정책은 공간과 사업비만 제공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결국 사람이 이동하고 자본이 따라가야 한다.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벤처투자 세제지원 대상 기업 업력 요건을 기존 7년에서 10년으로 완화한 부분이 중요하다. 과거와 달리 딥테크 기업은 연구개발에서 시장 진입과 본격적인 매출 발생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바이오, 로봇, 반도체, 소재·부품처럼 기술검증과 인증, 양산에 시간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창업 7년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이 기업의 성장주기와 맞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업력 기준 확대는 초기투자를 넘어 스케일업 단계까지 민간자본이 이어질 수 있는 여지를 넓힌다.
더 중요한 것은 회수시장이다. 벤처투자회사 등 주식 양도소득 비과세 특례 상시화와 BDC 투자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은 벤처투자를 일회성 정책금융이 아니라 하나의 지속 가능한 자산시장으로 발전시키는 데 의미가 있다. 투자자는 결국 회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다. 회수시장이 막혀 있는데 초기투자만 늘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성장시킨 뒤 회수하고, 그 수익이 다시 새로운 스타트업에 투자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다만 아직 과제는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성과 조건부주식, 즉 RSU와 같은 혁신기업의 인재 확보 수단에 대한 세제 문제다. 초기기업은 대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현금 보상을 제공하기 어렵다. 대신 기업가치 상승의 성과를 임직원과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주식보상제도가 중요한 이유다. 제도만 허용하고 세제상 불확실성과 부담이 크다면 현장 활용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벤처 세제정책도 '창업기업에 얼마나 많은 혜택을 주었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창업에서 초기투자, 스케일업, 인재 확보, 회수 그리고 재투자로 이어지는 전체 자본순환 구조를 봐야 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다음 단계에서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현장의 데이터를 통해 제도가 실제 민간투자를 얼마나 증가시키는지 확인하고, 효과가 검증된 제도는 과감하게 확대해야 한다. 벤처생태계를 강하게 만드는 것은 단기적인 지원금 크기가 아니다. 성공한 기업과 투자자 자본이 다시 다음 창업기업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세제가 그 선순환을 촉진한다면 그것이 가장 효과적인 벤처정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전화성 초기투자AC협회장·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