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류만 가진 'DNA 조각' 치매로 이어져...생명연, 새로운 치료 가능성 모색

이미옥 연구책임자(중앙)를 비롯한 연구진들.
이미옥 연구책임자(중앙)를 비롯한 연구진들.

우리 연구진이 사람, 원숭이 등 '영장류'에만 존재하는 DNA 조각를 단초로, 치매 발생의 진실에 보다 다가섰다. 아직 더 연구가 필요하지만,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 성과를 거뒀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은 이미옥·손미영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박사팀이 사람 줄기세포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 영장류에만 있는 DNA 조각, 'Alu'로 인해 유전자 일부가 사라지는 변화가 치매 증상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SPAST라는 유전자에 주목했다. SPAST는 알루에 의한 유전자 변화로 '불균형성'을 가질 수 있다.

SPAST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걷기 어려워지는데, 유전자의 큰 부분이 사라진 일부 환자에서는 치매 증상까지 나타난다.

연구팀은 실제 환자와 비슷하게 SPAST 유전자의 일부를 없앤 사람 줄기세포를 뇌 오가노이드로 키워 유전자 변화가 뇌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일부가 사라진 SPAST 유전자가 옆의 다른 유전자와 잘못 연결되면서 세포 안에서 아연을 옮기는 ZnT6 단백질이 정상보다 약 절반으로 감소했다.

ZnT6가 줄어들자 세포 안의 아연 균형이 무너지고, 단백질과 지방을 가공하고 운반하는 골지체가 손상되면서 결국 뇌 신경세포까지 손상됐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은 약 10배 증가했고, 죽어가는 신경세포도 약 4배 늘었다.

연구팀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 개입해 신경세포 손상을 줄일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세포 안에 과도하게 쌓인 아연을 줄이거나 골지체 손상을 막자 골지체 구조가 회복되고 아밀로이드 베타도 감소했다. 이는 아연 균형과 골지체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사람에게 특징적인 DNA 조각에서 시작된 유전자 변화가 아연 균형과 골지체 기능을 무너뜨리고, 결국 뇌 신경세포 손상과 치매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과정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미옥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연결고리가 치매를 비롯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발병 원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7월 29일 중개의학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인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IF 81.2)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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