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기술로 부상한 가운데 광주의 AI·모빌리티와 전남의 에너지·산업 AI 전환(AX) 역량을 AI 반도체로 연결해 국가 AI 전략거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비전이 제시됐다.
인공지능산업융합사업단(AICA)은 28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오룡관에서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초청해 'AI 반도체 시대-광주특별시의 방향은?'을 주제로 'AI 반도체 특별강연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글로벌 AI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AI 반도체와 컴퓨팅 인프라의 전략적 가치를 짚고 대한민국과 전남광주의 미래 산업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하정우 전 수석은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실현할 AI 반도체와 광주의 전략'을 주제로 AI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와 AI 반도체 시장, 소버린 AI, 대한민국의 경쟁력, 광주·전남의 산업 전략을 제시했다. 생성형 AI가 단순한 질의응답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을 세워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현실 세계에서 직접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 시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원으로 '메모리·데이터·전력'을 꼽았다.
AI 모델이 대형화·고도화할수록 고성능 메모리와 차별화된 데이터,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AI 반도체 역시 기존 반도체 산업의 경기 사이클을 넘어 국가 전략자산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강조했다. 생성형 AI 시대의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 집적시설을 넘어 고부가가치 지능을 생산하는 'AI 팩토리', 즉 '토큰 팩토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성능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 등 AI 연산을 뒷받침하는 반도체의 전략적 가치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무엇보다 AI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전략으로는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전 수석은 “소버린 AI는 고립이 아니라 AI 스택 전반을 스스로 설계하고 운영할 힘을 갖추면서 글로벌 협력을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국가 전략이다”며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는 '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를 잇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설명했다. 반도체가 AI 연산 기반을 제공하고 AI 데이터센터가 지능을 생산하면 이를 로봇·자율주행·제조 등 피지컬 AI와 산업AX로 확산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이날 강연에서는 전남광주를 하나의 AI 산업권으로 묶는 'AI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광주가 보유한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AI 집적단지, 자동차·모빌리티 산업, 산학협력·인재 기반에 전남의 풍부한 에너지와 산업AX 역량을 결합해 AI 반도체 설계부터 컴퓨팅, 실증, 산업 적용까지 이어지는 초광역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전략이다.
전남의 에너지산업과 광주의 AI·반도체·모빌리티, 고흥의 우주산업까지 연결해 전남광주를 글로벌 AI 핵심 공급망의 한 축으로 키워야 한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AI 시대에 대응한 인재 전략도 제시했다.
하 전 수석은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대체할수록 인간은 문제 정의와 설계, 판단 등 고차원적인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면서 “단순한 AI 활용 능력을 넘어 분야별 전문성과 비판적 사고, 문제 정의 능력,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AICA는 이번 특별강연을 계기로 전남광주가 축적한 AI 인프라와 기업·인재 생태계를 반도체·모빌리티·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해 기술개발, 컴퓨팅, 실증, 사업화로 이어지는 AI 산업 생태계 확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