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가 우리은행 인공지능(AI) 상담 시스템 재구축 사업을 수주하고 금융권 '에이전틱 AICC' 전환에 착수한다.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안내만 하던 상담 AI를 고객 의도를 판단해 업무까지 처리하는 자율형 컨택센터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KT는 AI가 처리하는 상담 업무 범위를 30%에서 60%로, 상담 완결률은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KT는 최근 우리은행이 발주한 'AI 챗봇 및 상담봇 재구축' 사업에서 기술평가 1위를 기록하며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KT는 비대면 상담 채널인 챗봇·상담봇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금융상담을 제공하는 'AI 뱅커', AI 에이전트를 연계해 상담 범위와 업무 처리 기능을 넓힌다. 이를 통해 인바운드 상담 완결성을 높이는 한편 아웃바운드 상담과 영업점 상담까지 AI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이번 사업에는 신규 솔루션 '에이전트 커넥터'가 처음 적용된다. 챗봇과 상담봇, AI 뱅커, AI 에이전트 등 서로 다른 채널을 연결해 상담 맥락을 이어주는 AICC 특화 오케스트레이터다. 고객의 복합 요청을 개별 업무 단위로 분해해 최적의 봇·에이전트에 배분한다. 채널을 이동해도 앞선 상담 내용을 토대로 연속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AICC는 응답 지연과 맥락 이해 부족으로 고객 경험에 한계가 있었던 만큼, KT는 AI 에이전트와 연계해 고객 문의에 대한 완결적 업무처리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틱 AICC 환경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시나리오 자동화 어시스턴트, 에이전티파이, 에이전트 커넥터, 보이스 에이전트 등 4종의 AI 기술을 접목했다. 서동철 KT AX사업부문 AX테크본부 담당은 “개인화 컨텍스트 관리와 대규모언어모델(LLM) 기반 의도 분류로 복합·비정형 요청까지 이해하도록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021년 금융권 중심으로 AICC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진출해 이달 기준 구축형 레퍼런스 34개사를 확보했다. 이 중 금융권이 24개사로, 5대 시중은행 중 4곳이 KT 솔루션을 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공급 고객사는 900여곳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2021년 챗봇·보이스봇을 구축하고 지난해 생성형 AI·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 이달 말 에이전틱 AICC에 착수하며 3단계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 AICC와 AI 인프라 도입을 끝낸 선도 금융그룹 중심으로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 KT 판단이다. 고객사 적용 확산 시점은 2028년으로 내다봤다.
KT는 금융권 공략을 위해 환각 우려가 큰 고위험 업무는 룰 기반으로 통제하고 다중요소 인증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모델도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구축된다. 금융권 보안 규제를 충족하는 동시에 상담량 증가에 따른 비용 변동도 제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김원태 KT Enterprise부문 공공·금융사업본부장은 “금융권 챗봇과 상담봇은 단순 안내를 넘어 실제 업무 처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축적한 AICC 구축·운영 경험과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전틱 AICC 기반 금융 AX 확산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